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2025년 10월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뜻하지 않은 주제가 등장해서 많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바로 핵추진 잠수함에 대한 내용이었는데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전격적으로 승인해서 전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30년 넘게 이어진 한국 군의 숙원사업이 마침내 결실을 맺는 역사적 순간인데요. 왜 핵추진 잠수함이 이렇게 중요한 이슈가 되는지, 그동안 우리는 이 잠수함을 왜 보유하지 못했는지 그리고 이 잠수함이 과연 우리에게 어느 정도로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많은 점들이 궁금해서 알아봤습니다.
핵추진 잠수함과 우리나라가 현재 운용하는 디젤 잠수함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디젤 잠수함은 배터리 충전을 위해 하루 1-2회 수면으로 떠올라야 하지만, 핵추진 잠수함은 사실상 무제한으로 잠항할 수 있습니다. 속도도 2-3배 빠르고, 지구 한 바퀴를 40일 만에 돌 수 있죠.
1982년 포클랜드 전쟁 때 영국의 핵추진 잠수함은 2주 만에 8,000해리 떨어진 전쟁 해역에 도착했지만, 함께 출발한 디젤 잠수함은 5주나 걸렸습니다. 이것이 바로 핵추진 잠수함이 '바닷속 스텔스기'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한국에게는 특히 절실합니다.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개발하고, 중국 해군력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적 잠수함을 수개월간 놓치지 않고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데, 핵추진 잠수함은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이 아닙니다. 단지 동력원으로 원자로를 사용할 뿐이며, 무기는 재래식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가 자체적으로 건조하지 못하고 미국의 허락이 필요했던 이유는 바로 '핵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1974년 체결된 한미 원자력협정은 박정희 정부에서 추진하던 핵개발을 저지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이 협정은 한국이 미국의 동의 없이 핵연료를 농축하거나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2015년 개정됐지만, 군사적 목적에서의 사용 제한은 변함이 없었죠.
핵추진 잠수함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20% 이하의 저농축 우라늄이 필요한데, 현재 기술적으로 가능해졌어도 협정상 미국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했습니다.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전은 1990년대부터 시작됐습니다. 김영삼 정부 때 첫 계획이 세워졌지만 미국의 반대로 중단됐습니다.
가장 극적인 순간은 2003년 노무현 정부의 '362 사업'이었습니다. 2003년 6월 2일 승인된 이 비밀 프로젝트는 3조 5천억 원 규모로 핵잠수함 3척을 건조하는 계획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연구진은 단 1년 만에 4,000톤 급 핵잠수함용 원자로 기본설계를 완료했습니다. 해군 장교들이 ADD 연구복을 입고 위장 근무하며 극비리에 진행한 결과였죠. 미국과도 이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2004년 1월 이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국제적 파장이 일었고, IAEA가 조사에 나섰습니다. 결국 정부는 국제 외교적 압박과 군 내부 예산 문제로 362 사업단을 해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 성과는 물밑에서 계속된 연구를 통해 SMART 원자로 기술로 발전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이미 기술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잠수함 건조 기술과 SMART 원자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7~10년 내 자체 개발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17년에도 재도전했지만, 2024년까지도 미국은 "수용하기 매우 어렵다"라는 입장을 반복할 뿐이었습니다.
2025년 10월 29일 경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는 핵무기가 아닌 추진 연료만 공급해 달라는 방식으로 우회적으로 접근을 했습니다. "우리의 디젤 잠수함으로는 북한과 중국 잠수함 추적에 한계가 있다"라며 대중국 견제 카드를 꺼내며 미군의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설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매력적인 제안이었던 모양입니다.
◎ 한국의 방위비를 늘릴 수 있고
◎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며
◎ 미군 부담 감소
라는 실익이 있었으니까요.
제안한 지 단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허가한다"라고 발표했습니다. 한화오션이 소유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할 예정이라고까지 말했죠. 그 이후 대통령실은 한국에서 건조하는 것을 전제로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AP통신은 "미국이 영국, 호주와의 AUKUS 협정에서도 주지 않았던 기술"이라며 놀라움을 표했고, 로이터는 "1950년대 영국 이후 처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결과가 가능했던 이유는 명확합니다. 북한의 SLBM 위협과 중국 해군력 증강이라는 안보 환경 변화, 한국의 입증된 기술력,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실용주의, 그리고 20년간 축적된 362 사업의 성과가 맞물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변화로 인해 중국의 반발과 북한의 핵활동에 대한 명분 삼기, 일본의 군비 증강 자극 등 주변국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반대의견으로 언급됩니다. 이미 일본도 "우리도 갖고 싶다!"라고 하고 있으니까요.
현재로서 5,000톤 급 핵추진 잠수함 4척을 건조하려면 총 8~12조 원이 들고, 2030년대 중반 정도가 되면 첫 실전 배치가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하루 운용비가 최소 23억 원에 이른다는 점 또한 논쟁의 여지로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갑작스러운 미국의 태도변화가 없다면 한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에 이어 세계 7번째 핵추진 잠수함 보유국이 됩니다. 이는 단순한 무기 도입이 아니라 전략적 자율성 확보이자 한미동맹의 질적 전환을 의미합니다.
30년 동안의 좌절과 도전 끝에 다시 열린 이 기회를 통해 진정한 해양 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만들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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