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간 제주도 여행기 4탄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천아계곡과 천왕사를 들르고 나니 벌써 산악지역에서는 해가 뉘엿뉘엿 지는 듯합니다. 시간은 4시. 이대로 내려갈까 말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기왕 내륙으로 들어왔으니 오름 하나 정도는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런 상황에서는 계획 없이 움직였다가는 낭패기에 급하게 검색을 했습니다. 이 근처에 가까운 오름이 없는지 말이죠.
그러다가 발견한 장소가 바로 어승생악입니다.
어승생악(어승생오름)은 한라산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기생 화산 오름입니다. 오름 자체의 높이(비고)는 약 350m라서 부담감이 한결 덜하지만 해발 1,169m라서 짧은 코스로 아름다운 조망을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이었죠. 천왕사에서 거리도 멀지 않았습니다.
20여 분을 스쿠터로 달려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어승생악으로 향하는 동안 내려오는 차량은 많지만 저처럼 올라가는 차량은 그리 많지 않더군요. 보통 하산을 하는 시간대여서 그런 듯했습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광활한 주차장에는 차가 서른 대도 채 되지 않았고 그마저도 내려가려고 채비하는 분들이 보이더군요.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부랴부랴 주차를 하고 올라가기로 합니다. 주차장뿐만 아니라 입구 쪽에서도 올라가는 분들은 거의 보이지 않고 내려오는 분들만 제법 보였습니다. 입산 시간은 17시까지라서 시간이 촉박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빠르게 올라가 보겠노라고 결심했죠.
보통 입구에서부터 정상까지는 30분이 걸린다고 합니다.
저는 제 한계를 시험하고 싶었는지 미친 듯이 속도를 내면서 올라갔습니다. 제 체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이럴 때 한 번 테스트를 해보고 싶었죠. 가족들과 있으면 하기 어려웠을 테니까요. 올라가는 코스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동네 뒷산보다 비슷하거나 살짝 어려운 정도?
정상에 도착해서 시간을 봤는데 출발한 지 17분 만에 도착했으니 지금 생각해 봐도 정말 힘든 도전이었습니다. 허벅지는 금세 경련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고 심장은 터질 듯이 뛰어 호흡을 하는 속도는 뛰는 심장의 속도를 감당하기가 어려울 정도였으니까요.
휴대용 캠으로 올라가는 과정을 촬영하면서 갔는데 저도 모르는 사이에 실없는 소리를 하는 부분까지 녹화가 되었더군요. 정신이 없어서 무슨 말을 했는지도 생각이 안 납니다.
정상에 도착했는데 감사하게도 이곳 역시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실컷 편안하게 둘러보고 사진도 마음껏 찍었습니다. 셀카도 몇 장씩 찍어봤지만 올라오는 동안 얼마나 숨을 헐떡거리면서 왔는지 몰골이 말이 아니더군요. 그래서 읽는 분들의 안구 건강을 위해 소중히 혼자 간직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올라온 방향을 내려다보니 아득하게 떨어져 있더군요. 얼마나 제가 높이 올라왔는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반대쪽으로 바라보니 제주 시내와 함께 넓은 바다가 함께 보입니다. 이 장면을 묵묵히 혼자 보고 있자니 힘들었지만 들렀다 가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올라가는 데 체력을 완전히 소진해 버려서 내려가는 데도 적잖이 힘들기는 했지만요.
어승생악은 높은 해발고도와는 달리 올라가는 데 시간이 30분이면 충분해서 연로한 어른들은 물론 어린아이들이나 걷기 싫어하는 청소년들을 데리고 오기에도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발 1,169미터에서 내려다보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은 올라오면서 힘들었던 시간 따위는 씻어 내려보내기에 차고 넘치니까요.
이렇게 스쿠터 여행은 마무리하고 남은 일정도 순서대로 올려보겠습니다. 마지막 보너스 영상으로 스쿠터에 소형 카메라를 장착하고 찍은 제주의 해변도 한 번 올려봅니다.
5탄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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