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어제 정말 부러운 소식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호주 정부가 12월 10일부터 세계 최초로 만 16세 미만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획기적인 조치가 의회를 통과했다는 뉴스였죠. 이는 단순한 규제를 넘어 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한 공중보건 차원의 대응이기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SNS는 이제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에게 놀이터를 넘어 또 하나의 세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둥이들의 또래 여자아이들 중에 인스타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는 한 손가락에 꼽을 정도니까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2년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SNS는 인스타그램(81.6%)이며, 동영상 플랫폼으로는 유튜브(97.3%), 유튜브 쇼츠(68.9%), 인스타그램 릴스(47.6%), 틱톡(39.6%) 순이었습니다.
호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온라인 안전규제기관 e세이프티에 따르면 호주 내 16세 미만 청소년의 약 96%인 100만여 명이 SNS 계정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이미 SNS에 깊이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소통 수단을 넘어 그들의 일상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호주 정부가 올해 초 의뢰한 연구에 따르면 10~15세 호주 청소년의 96%가 SNS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명 중 7명은 여성 혐오적이거나 폭력적인 콘텐츠, 섭식장애·극단적 선택을 조장하는 유해 콘텐츠에 노출된 경험이 있습니다. 또한 7명 중 1명은 성적 유인 형태의 행위를 경험했고, 절반 이상은 사이버폭력의 피해자였습니다.
그동안의 연구 결과들은 충격적입니다. 청소년 자해 집단은 비자해 집단에 비해 SNS를 더 많이 사용하며, 자해행동의 시작과 유지, 악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캐나다 연구에서는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학생들이 하루 2시간 이상 SNS를 사용할 확률이 4배 높았으며, 자살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청소년들은 하루 2시간 이상 SNS를 이용할 확률이 6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스콧 그리피스 멜버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처럼 강력한 입법 조치가 시행되는 것을 보고 주요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마침내 더 많은 청소년의 건강과 웰빙을 의미 있게 보호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빅테크 기업에도 큰 책임이 있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주는 16세 미만 이용자의 계정 보유를 막기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SNS 플랫폼에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85억 원)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입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유튜브, 틱톡, X, 스냅챗, 레딧, 트위치, 킥 등 10개 플랫폼이 적용 대상입니다.
앞으로 16세 미만 이용자는 로그인 없이 제한적으로 콘텐츠 열람은 가능하지만 계정은 보유할 수 없게 됩니다. 호주 정부는 계정 자체를 차단하면 알고리즘, 푸시 알림 등 중독성이 강한 기능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 덴마크 : 15세 미만 청소년 SNS 이용 금지 법안을 마련 중
• 말레이시아 : 16세 미만 SNS 이용 차단(2026년~)
• 뉴질랜드 : 호주와 동일한 규제 추진
• 스페인 :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법정 보호자 승인 없는 SNS 사용 금지 법안 통과
• 유럽의회 : 16세 이상만 부모 동의 없이 소셜미디어·AI 챗봇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결의안을 통과(2025년 11월)
노르웨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도 호주를 참고해 비슷한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아동·청소년기 SNS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은 꾸준히 보고되고 있지만 인과관계가 확실하지 않고 금지 조치를 우회할 방법이 많기 때문에 제도로 막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실제로 온라인에서는 청소년들이 금지 조치를 우회할 수 있는 팁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일방적으로 막는 방식보다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과 부모-자녀 간의 소통을 통한 해결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런 반론들이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이 방법이 가장 현실성 있는 대책입니다. 그동안 아이들이 SNS라는 무색무취의 독에 중독되어 피해를 입는 동안 어른들은 무기력할 정도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까요. 늘 말씀드리듯 부모조차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기에 가정교육으로 조율할 수 있다는 생각은 지나친 이상에 가깝습니다.
호주의 이번 조치는 청소년 보호를 위한 용기 있는 첫걸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SNS 기업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국제적 공조를 이끌어내는 이 정책이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키는 토대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렇게 전 세계가 청소년을 SNS의 위험으로부터 막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어떤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일이기에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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