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라서 가능했던 28시간 동안의 독립

28시간 만에 다녀온 고향 -(4)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저는 지난주 토요일 아침 7시부터 일요일 아침 11시까지, 28시간 만에 서울을 출발해 부산과 진해를 거쳐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강행군을 소화해 냈습니다. 운전시간만 10시간이나 되는 빠듯한 일정이었죠.


이런 무리한 일정을 소화할 수밖에 없었던 피치 못할 이유가 있기는 했습니다. 병문안 이슈가 가장 컸죠. 시간을 한 번 뒤로 미루면 날을 잡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갑작스럽게 결정된 짧은 여행에서 가장 큰 난관을 장시간 운전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셨을 텐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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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중학생 둘을 집에 두고 부모가 외박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저희 집은 다행히도 3학년 때부터 둘만 두고 외출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만 키우는 집에 비해서는 꽤 빠른 편이었습니다. 쌍둥이라는 이점은 영아 시절에는 말로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한의 어려움이었지만 자라기 시작하면서 이점이 더 많아지더군요.



하지만 둘만 두고 집을 하루 통으로 비우는 일은 다른 문제였습니다. 좀 무리를 해서 데려갈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 너무 강행군이었던 데다 생각보다 아이들이 해야 할 일들도 많았습니다. 중고등학생 자녀를 키우면 어른 일정이 아닌 아이 일정에 맞춰야 한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죠.



결국 출발하는 날 아침에 아이들을 깨워서 다시 한번 당부를 했습니다. 밖으로 돌아다니는 성향이 아니라 집돌이인 둘은 그런 상황이 별로 와닿지 않은 듯 듣는 둥 마는 둥 하더군요.


아침은 미리 준비해 둔 황태계란국으로 먹게 하고

점심을 배달을 시켜줬습니다.

저녁은 친구네에 가서 집에서보다 더 잘 얻어먹는 호사를 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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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서 밤에는 둘이서 할 일을 하다가 잘 잤다고 하더군요.

다음 날 아침은 집에 있는 시리얼로 한 끼 정도 먹으면 되겠다 싶었는데 다른 친구 엄마 한 분께서 집 앞에 토스트를 사서 걸어주신 덕분에 잘 챙겨 먹었다고 하더군요.


먼 길을 다녀오는 와중에 총 네 끼를 챙겨야 해서 정신이 없었는데 따뜻한 이웃의 배려 덕분에 두 끼나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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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서 사실 저보다 제 어머니께서 걱정이 더 많으셨습니다. 아직은 좀 이르다는 생각이었죠. 저도 고민이 없지는 않았는데 다른 일로 밤늦게 다녀온 적도 있었기에 한 번 정도는 어떻게 하는지 경험해 볼 필요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밤에 무섭다고 못 자는 시기가 지나기도 했으니까요.


다만 걱정이라면 밥이었는데 소중한 이웃들이 상황을 알고 챙겨주신 덕분에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 수 있었네요. 이 자리를 빌려 두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뜻하지 않게 집을 비우게 되는 일이 생겨서 걱정스러웠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아이나 아내가 이 동네에서 헛살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름대로 뿌듯한 마음이 들더군요.


그리고 아빠와 엄마가 없는 28시간을 둘이서 사이좋게 다투지 않으며 잘 보내준 아이들에게도 큰 칭찬을 해주고 싶습니다. 어린 시절 사진에서처럼 평안히 잘 잔 모양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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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 이렇게 아이들끼리 할 수 있는 일이 하나씩 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