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오늘(4월 11일) 왕과 사는 남자, 이른바 '왕사남'이 드디어 역대 한국 박스오피스 흥행 2위에 올랐습니다. 극한직업이 보유하고 있던 1,626만 명의 기록을 넘어선 것이죠. 지난 2월 4일 개봉한 영화가 두 달 남짓 만에 이룬 쾌거입니다. 유해진과 박지훈의 연기, 장항준 감독의 뚝심, 그리고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보는 N차 관객들이 일궈낸 결과입니다.
그런데 이 대기록 앞에 아이러니하게도 극장가는 물론 영화계도 마냥 웃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9년 2억 3,000만 명이었던 극장 관객 수는 2025년 말 기준 1억 600만 명으로 반토막 났습니다. 지난 한 해 4대 멀티플렉스 체인의 극장 수는 1년 새 26곳이나 줄었습니다. CGV는 495억 원의 국내 적자를 냈고 롯데컬처웍스도 적자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20년이 넘은 메가박스 대전점은 1,500석 규모 극장이었는데 폐업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저 역시 되돌아보면 작년에 본 영화가 미션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단 한 편 뿐이었으니까요. 천만 영화도 없었던 한 해여서 더욱 흉년이었죠.
그런데 왕사남의 기록적인 흥행 소식에도 불구하고, 영화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기에는 영화인들이 지적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흥행 영화 하나가 터지면 멀티플렉스들이 그 영화에 스크린을 몰아주고, 나머지 영화는 조기 종영되어 버립니다. 조기 종영된 영화는 빠르게 OTT로 넘어가 버리죠. 인기 많은 영화를 본 관객들은 굳이 다른 영화를 보러 극장을 찾을 이유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지난 9일 봉준호·유지태 등 영화인 581명은 스크린 집중 제한 제도 도입, 1,000억 대 대형 펀드 조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지금의 위기는 영화관이 스스로 무너지도록 만들었다는 뼈아픈 진단과 함께 말이죠.
그도 그렇지만 OTT 공세도 여전히 치명적입니다. 영화 한 편 관람료는 주말 기준 1만 5천 원인데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적정 가격은 8,000원에서 1만 원 사이입니다. 저 역시 그래서 통신사 할인을 적용받거나 조조할인이 아닌 경우는 영화관에 거의 가지 않습니다. 그마저도 많이 줄기도 했고요. 넷플릭스 한 달 구독료보다 한 편 관람료가 더 비싼 시대에 극장을 찾는 이유를 스스로 납득시켜야 하는 상황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극장은 이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작년 문화체육관광부는 '구독형 영화 패스 제도' 도입을 검토한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월정액을 내면 극장에서 자유롭게 영화를 보는 방식입니다.
영화 탄생지인 프랑스에서는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20유로 안팎의 무제한 카드를 운영해 왔고, 팬데믹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데 구독제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미국 AMC도 'Stubs A-List'라는 구독형 패스를 운영 중입니다.
다만 데이터 없이 무작정 저가로 밀어붙이다 파산한 '무비패스'의 실패 사례도 있어 설계가 중요한데 아직까지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게 될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말이죠.
이번 추경으로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문화 분야에도 예산이 투입됩니다. 영화할인권 450만 장(312억 원)을 배포하고 영화제작 지원(385억 원)에도 지원이 이뤄지지만 이 또한 흥행영화로 몰릴 테니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이 아닐까 합니다.
극장은 120년 역사 동안 TV·비디오·홈시어터의 공세를 버텨왔고 지금은 OTT와의 경쟁을 비롯해 구조적인 문제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왕사남이 역대 2위를 달성하는 이 순간에도 극장가는 스크린 독과점, 높은 관람료, OTT와의 차별화 등 생존을 위한 처절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왕사남의 사례를 보듯 재미있고 화제성이 있는 영화라면 관객은 영화관으로 향합니다. 그건 변치 않는 진리기에 만드는 제작하는 쪽의 역량과 노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좋은 작품들이 나오더라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거기에 영화관으로 사람들을 이끌기 위한 현명한 지혜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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