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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Nov 16. 2021

제2장. 자기 주도 학습능력을 키워줄 걸(상)

아이가 10살이 넘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48가지

SQ(Study Quotiont)를 키우는 교육 1 : 자기 주도 학습능력을 키워줄 걸(복습만 해도 길러지는 자기 주도 학습)


강제로 주입된 지식은 결코 뿌리를 내릴 수 없다   조 웨트-     



 제 어린 시절에서 부모님께 제일 감사했던 부분은 바로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하신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맞벌이를 하셨기 때문에 저와 제 동생의 공부를 꼼꼼히 챙기실 수 있는 상황이 되지도 못했습니다. 격려나 조언을 넉넉히 받을 여건도 아니었죠. 저는 어렸을 때 눈에 띌만한 것이 거의 없었던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평범한 학생이었던 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치른 시험으로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습니다. 성적이 잘 나왔고 선생님과 부모님께 칭찬을 꽤 많이 받았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공부에 흥미를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제 공부 방법은 단순했습니다. 낯가림이 심했던 저는 학원이 맞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문제집이나 학습지를 손에 잡히는 대로 풀었습니다. 저만의 자기주도학습이었던 것이죠. 그런 방식의 공부가 그 시절에는 효과가 있었던지 입시 결과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운도 많이 따랐죠.

 요즘 아이들의 공부 방법에 대해 부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제가 경험한 자기주도학습의 경험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고들 하십니다. 세상이 바뀌었는데 그런 방식의 자기주도학습으로는 아이를 키울 수 없다고 말이죠. 이렇게 자기주도학습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정말 많습니다. 문제는 자기주도학습을 완벽히 이해한 분들은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 당신의 아이는 혼자 공부할 수 있습니까?

 《당신의 아이는 혼자 공부할 수 있습니까?》는 2020년 7월 21일에 방송된 SBS 스페셜에서 다 주제였습니다. 방송이 끝나고 온라인에서는 학부모들의 반응이 엄청나게 뜨거웠습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일선 학교에서 새로이 도입된 온라인 형태의 수업이 그 발단입니다. 자신의 아이들은 결코 아닐 거라고 믿어왔던 부모들은 아이들의 학습결손을 직접 눈으로 보고 난 뒤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TV에서 스스로 공부하는 힘이 없는 아이들이 어떻게 집중력이 무너지고 귀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었기 때문이죠.

 이런 현상은 일부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선생님들조차 80% 이상이 ‘비대면 수업은 교육적 효과가 떨어지며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학생들 사이의 학력격차가 더욱더 생겼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습니다. 등교 수업을 못함으로 인해 생각하지 못했던 큰 사회적인 문제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 (학력격차 문제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082513550002109?did=NA)

 유네스코에서 조사한 ‘코로나19 이후 수학 성적 결손 예측’에 따르면 저학년은 학습결손에 더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초학습이 부족하기에 심할 경우는 50% 이상 성적이 하락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학습의 부족할 뿐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도 잃고 있기에 이 수치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원격수업지원 플랫폼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지만 이 시스템이 아이들의 학습결손을 완벽하게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등교하지 못해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졌으며 결국 학력격차가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교육전문가들의 분석은 아주 냉정합니다. 이와 같은 학습결손은 사회적 환경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공부를 해왔던 아이들의 민낯이 드러난 결과라고 합니다. 온라인 교육으로 인해 학력격차가 생긴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능력이 없음이 온라인 교육을 통해 드러났다는 것입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학교에 꾸준하게 다니고 있을 때는 미처 알 수 없었던 것뿐이죠.

 이런 학습결손은 코로나19와 같은 특별한 상황 때문에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아이들의 현재 처한 상황을 빨리 깨달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전화위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위기를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습관을 잡아주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 병은 의사에게약은 약사에게그렇다면 공부는 누구에게?

 자기주도 학습이란 ‘공부하는 사람이 주체가 되어 학습과정을 스스로 이끌어 나가는 학습활동’을 의미합니다. 즉, 학습자 스스로 주도권을 가지고 학습목표를 설정하고 학습전략을 사용하며 학습결과를 스스로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자기주도학습은 고립적인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개인적인 학습이 아니라 오히려 교사, 학부모, 동료 등 다양한 형태의 조력자와 협력하면서 이루어지는 보다 높은 차원의 학습 방법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 아이는 스스로 공부하지 못하는 걸까요? 아이가 머리가 나빠서일까요? 아니면 아이를 좋은 학원을 보내지 못해서일까요? 정답은 아이에게 제대로 된 자기주도학습을 체화시켜주지 못해서입니다.

 대한민국 대표 공부 코치 중 한 사람이자 유튜브 채널 ‘스터디코드’의 조남호 선생님은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공부하는지에 대해서 배워보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아이 혼자서 공부를 할 수 있다고 부모가 믿는 것 자체가 모순인 셈입니다. 그와 더불어 조남호 코치는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은 학원이 아닌 가정에서 키워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합니다. 하지만 부모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가 학교에 가지 못하니까 어디 앉혀라도 놔야 불안하지 않다고들 하시며 학원이라도 보내야 한다고 말이죠.

 그렇지만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깨닫고 보완하기 위한 것이 아닌 이상 학원을 통한 자기주도학습능력이 키워질까요? 전문가들은 집에서 아이가 공부를 안 하지만 학원에 가면 공부를 열심히 할 것이라는 기대도 부모들이 가진 큰 환상이라고 말합니다. 결국 힘들더라도 부모가 아이의 공부에 대한 습관 형성과 동기부여에 깊이 관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명문대에 입학한 학생들이 그들의 공부 경험을 바탕으로 내놓은 공통적인 의견 역시 그와 다르지 않습니다. 남이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닌 스스로 하겠다는 의지를 바탕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 자기주도학습 능력의 핵심

 정신건강 및 두뇌 연구 전문가인 노규식 박사는 자기주도학습의 핵심은 전두엽의 실행기능이라 불리는 뇌 기능과 관계가 깊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다시 ‘시간 관리 능력’, ‘조직화 능력’, ‘자발성’, ‘충동 조절 능력’, ‘감정조절 능력’의 다섯 가지 요소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시간 관리 능력은 공부를 비롯하여 일상생활 모두 시간을 나눠서 엄격하게 지키는 것을 말합니다. 시간 내에 정해진 분량을 마무리 짓지 못하더라도 다음 시간으로 넘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능력은 불필요하게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줄여줍니다.

 조직화 능력, 일명 계획관리 능력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어떻게 보완할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입니다. 공부할 분량을 미리 체계적으로 계획해 플래너에 작성하고 그 밖의 일정이나 일기 목표 성과도 기록하는 식으로 훈련할 수 있습니다.

 자발성은 스스로 틀린 문제를 다시 살펴본다거나 하는 등의 무언가를 찾아서 스스로 하려고 하는 의지를 나타냅니다. 통제나 감시를 통해서가 아닌 진짜 자신의 필요로 성취감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뜻합니다. 다른 항목들에 비해 훈련을 통해 습득하기 제일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충동 조절 능력은 공부할 때 다른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다른 것들보다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이 능력을 기르는 데 가장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감정조절 능력은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 노력하는 것을 뜻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아이가 심리적으로 편안하지 못한 환경에서 공부효율은 상당히 낮을 수밖에 없기에 이 부분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좋은 성적으로 입시에 성공한 학생들 가운데 이 다섯 가지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없는 학생은 거의 없다고 말합니다.

 이 다섯 가지 항목은 아직 어리기만 한 아이들이 스스로 키우기에는 절대로 쉽지 않습니다. 학원에서 키워주지도 않으며 학교에서 키우기도 쉽지 않습니다. 부모가 생활 속에서 매니저의 역할을 해주는 것으로 이를 습관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초등 6년이 자녀교육의 전부다』의 저자인 전위성 선생님도 부모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학교나 학원보다 부모의 역할이 아이의 공부 능력을 좌우한다고 말이죠.


 아이가 공부에 몰입할 수 있도록 적절할 범위를 부모가 정해줍니다. 목표나 계획을 정해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알아서 자신이 어떤 공부를 얼마만큼 해야 할지 스스로 알 수 있는 아이는 세상에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어떤 성과를 달성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가 세워져 있느냐 없느냐가 판가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공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학습 목표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공부에 대한 적극성을 키워줄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마냥 공부하라는 말만 하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목적지 없이 달리는 레이스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책이나 문제집을 보면서 어떤 부분을 배우고 있으며 어떤 부분이 취약한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럴 때는 지적하듯이 말하는 것이 아니라 격려를 동반한 피드백을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것까지 챙겨야 하나’, ‘외주가 이래서 필요한 것인데’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기주도학습을 가진 학생들은 모두 이런 기초공사를 부모님의 지도를 통해서 습득했습니다. 비타민이나 영양제 하나 먹는 것처럼 쉽게 생기는 습관이란 이 세상에 없습니다.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부담감 없는 휴식입니다. 조남호 코치도 이를 강조했습니다. 명문대에 들어간 학생들도 동기부여를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분량 계획을 정한 뒤 그 기준을 충족시키는 경우엔 부담 없이 쉬거나 놀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공부와 휴식을 위한 공간을 분리하는 것도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이렇게 여러 면에서 부모가 챙겨야 하는 부분이 많기에 『엄마주도학습』의 이미애 작가는 ‘아이가 공부를 못하는 것은 엄마가 게으르기 때문’이라는 불편할 정도로 단호한 의견을 내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일반적으로 아이의 공부는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부모의 조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계획과 습관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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