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10살이 넘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48가지
저는 사이버대학을 통해 상담심리학과 청소년상담학을 수료했습니다. 쌍둥이의 아빠가 되면서 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육아를 시작하면서 저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느꼈습니다. 아내와 저 둘 다 회사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정신적으로 지쳐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심리학을 공부하면 심리적인 안정감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심층적으로 자기 이해를 할 수 있으며 아이를 키울 때도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제가 범불안장애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범불안장애는 다양한 상황과 주제에 대해 걱정, 불안, 긴장을 지나치게 느끼는 증세를 일컫습니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이 너무 많아 스트레스를 받는 것입니다. 성인 발병률은 9% 정도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병원에서의 상담이 필요하다는 것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심리학을 배우면서 자신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되었듯 심리검사나 상담도 제삼자의 관점에서 참고할 만한 사항들을 깨닫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심리검사는 널리 알려진 웩슬러 검사(K-WAIS), 홀란드 검사, 학습성향 검사, MBTI, 벤더-게슈탈트 검사, 문장 완성검사, MMPI, 로샤 검사, STRONG 직업흥미검사 등 다양합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학습 분야는 TOLI 학습유형검사, 지능 분야는 MIQ 다중지능검사, 인성은 MIP 진로 인성 검사, 역량진단이 가능한 SAI 아동 감정 검사, 진로탐색을 하는 아로주니어라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그밖에 JTCI(Junior Temperament & Character Inventory)라는 어린이 기질 검사나 GRI 독서능력 검사, SPTP 종합심리 검사도 있습니다. 일부 검사들은 정부나 시, 군, 구에서 운영하는 시설에서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받을 수도 있습니다.
웩슬러 검사는 전반적인 지능 수준, 언어이해 능력, 지각추론 능력 등을 알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지능검사입니다. 홀란드 검사는 6가지 유형으로 나뉘는 적성검사입니다. 이 두 가지 검사는 전문가를 통해 해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학습성향 검사(STS : Step of Studying)라는 것도 있는데 결과에 따라 16가지의 학습유형으로 나누어 활용할 수 있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에서부터 갑자기 유행하기 시작한 MBTI도 심리검사의 한 종류입니다. MBTI는 ‘레이블링 게임(특정 유형으로 딱지를 붙여 자기 정체성을 확실하게 하려는 시도)’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에 의해 요즘 특히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심리학 전문가의 일부는 MBTI가 과학적으로 인정할 만한 근거가 있는 검사는 아니라고 합니다. 성향을 너무 극단적으로 나눠놓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아이를 위해 해볼 수 있는 검사는 고르기 쉽지 않을 만큼 다양하고 많습니다. 검사 비용도 천차만별이므로 아무 검사나 고르기도 어렵습니다. 일단 초등학교에서는 1, 4학년 때 자체적으로 학생 정서·행동특성 검사(CPSQ-II)를 하기도 합니다. 이것으로는 좀 아쉬우면 1388 청소년상담센터(https://www.cyber1388.kr) 에 접속하면 무료 온라인 검사도 가능합니다. 거기에 추가적으로 정보가 필요하시다면 아이에게 필요한 분야의 검사를 찾아서 해보는 방식이 좋습니다.
이때 유의할 점은 너무 이른 나이의 검사는 문항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기도 하고 고학년은 시험처럼 생각해서 좋은 것만 고르기도 하기에 검사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검사를 해보되 검사 결과는 아이의 성장에 참고용으로 사용하시면 됩니다. 웩슬러 검사를 통해 아이의 지능이 높다는 것만으로 영재교육을 쉽게 결정한다든지 홀란드 검사를 통해 나온 결과와 연관된 특정한 직업이 아이와 맞다고 확신한다는 것은 섣부른 생각입니다. 이렇듯 검사라는 단어라는 무게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신뢰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심리검사는 신체검사와는 달리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검사 결과가 큰 차이가 생기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 복잡한 세상을 아이와 함께 항해해야 하니 이런 검사들을 확실한 보물지도나 나침반으로 생각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일부의 경우겠지만 심리검사나 적성검사와는 전혀 연관이 없는 띠, 혈액형, 사주, 별자리, 타로카드 같은 것들을 신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분야들은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할뿐더러 일란성쌍둥이의 아빠이기에 더 신뢰하지는 않습니다. 일란성쌍둥이는 띠, 혈액형, 사주, 별자리가 완전히 똑같습니다. 홍채나 정맥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동일한 사람인 셈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기질과 성격은 완벽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이런 것들은 참고만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심리학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심리검사는 최소 수십 가지가 넘습니다. 한두 가지 검사로 그 아이에 대해 완벽히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은 섣부른 판단입니다. 이 부분을 항상 유념하시기를 바랍니다.
기질은 기력과 체질을 뜻하는 말입니다.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갖게 되는 고유한 정서적인 특성을 뜻합니다. 기질은 알렉산더 토마스(Alexander Thomas), 스텔라 체스(Stella Chess)의 허버트 G. 버치(Herbert G. Birch) 분류법에 따라 9가지 척도를 통해 세 가지 범주로 나뉩니다. 아홉 가지 척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활동성(신체적인 에너지)
2. 규칙성(생물학적 반응의 규칙적인 정도)
3. 초기 반응(새로운 환경과 사람에 대한 최초의 모습)
4. 적응성(변화에 적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
5. 강도(정서적인 반응이 나타나는 정도)
6. 기분(즐겁거나 즐겁지 않은 태도, 긍정성 또는 부정성)
7. 주의 산만(주위 환경에 정신을 빼앗기는 정도)
8. 인내와 주의 지속시간(과제 수행에 몰두하는 정도)
9. 민감성(환경 변화에 방해받는 정도)
이를 아홉 가지 척도를 바탕으로 기질은 크게 순한 기질(40%), 까다로운 기질(10%), 느린 기질(15%), 어느 유형에도 속하지 않는 보통 기질(35%) 총 네 가지로 나뉩니다. 순한 기질은 규칙적이고 행복한 정서도 많은 성향입니다. 까다로운 기질은 적응이 어렵고 많이 울고 양육자의 손이 많이 갑니다. 반면 느린 아이는 양육자의 인내가 많이 필요한 경우에 속합니다.
이런 기질이 중요한 이유는 기질에 따른 적절한 양육과 교육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순한 아이는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고 감정에 공감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적당한 칭찬이 필요합니다. 자신감을 가지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때 자기만의 학습 방법이 필요합니다. 동기가 중요하므로 멘토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주고 틀린 문제를 점검해 줍니다.
까다로운 아이는 감정표현을 지지해줄 필요가 있고 환경의 변화를 최소화하며 부모의 방식을 고집하지 않아야 합니다.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구분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손에 잡을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 뚜렷한 목표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6개월~1년 후의 학습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워 전체를 보는 안목을 키워줍니다. 전체와 부분, 개별 개념의 관계를 파악하는 마인드맵을 작성하여 포인트를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느린 아이는 부모가 다른 아이와 비교하거나 조급해하지 않고 새로운 경험을 할 때 아이에게 충분히 시간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 목표를 위해 왜 공부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도록, 도와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실제로는 말로 하기는 쉽지만 우리 아이의 기질을 파악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성격은 긴 시간 동안 살면서 쌓이게 된 인지나 정서, 행동으로 생기는 결과물입니다. 어떻게 보면 기질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후천적으로 변화 가능합니다. 자신이 어떠한 환경에 처해 있느냐에 따라서 적응해 나가기도 하고 변화하기도 합니다.
부모들과 대화해보면 자신의 아이에 대해서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문제는 생각보다 아이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판단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말합니다. 이 같은 확증편향은 부모가 스스로 아이를 완벽하게 키우고 있다고 믿게 만듭니다. 이것을 심리학적인 용어로 ‘자기 과신의 함정’이라 표현합니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다 보니 아이에 대해 객관적으로 알지 못하고 잘못된 예측과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해주는 것이 선생님과의 상담입니다. 아이를 부모보다 객관적인 위치에서 더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선생님은 부모가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자신이 했던 말과 행동도 때때로 온전히 기억하거나 이해하기 힘든 것이 바로 사람입니다. 하물며 자신의 아이에 대해서 다 알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은 바람직하다고 보기 힘듭니다.? 『아이와 나는 한 팀이었다』의 저자이자 《공부가 머니》의 멘토로 출연했던 최성현 작가 역시 아이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것에서부터 아이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 시작됨을 강조합니다.
그중 대표적인 사례가 부모가 ‘우리 아이가 그런 아이가 아닌데 왜 그랬을까요?’라는 말을 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대표적인 자기 과신의 함정은 선생님과의 상담에서 많이 깨닫게 됩니다. 요새 쓰는 말로 현실자각타임, 즉 ‘현타’가 오는 것이죠. 아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사실에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됩니다.
집에서는 내성적인 성격인 줄 알았던 아이가 친구들과 있을 때는 생각보다 활발하기도 합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부모가 접하게 되는 아이의 모습은 시간과 장소가 한정되어 있기에 단편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아이의 인지능력이나 사회성 등을 모두 알기는 어렵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갖는 기질과 달리 성격은 완벽하게 완성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성장하면서 다양한 경험으로 카멜레온처럼 변화를 겪으며 굳어갑니다. 우리가 아이에 대해서 현재 알고 있는 모습은 아이가 가진 수많은 모습 중 하나라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결국 우리는 아이가 보이는 기질과 성격을 지나치게 고치려 하지 말고 긍정적인 요소를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학부모 상담은 선생님과 시간 약속을 정해서 수시로도 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는 1년에 2회 정도 합니다. 선배 엄마들과 전문가들은 1학기와 2학기는 상담 방식과 상담 내용이 다르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1학기에는 전화상담, 2학기에는 방문상담을 추천합니다.
1학기 상담 때 : 참고가 필요한 직전 학년에서 있었던 사건이나 아이 신상의 특이사항(건강)
2학기 상담 때 : 수업 태도, 교우관계, 급식 관련 등의 미리 질문을 준비
하지 말아야 할 이야기 : 선생님이나 다른 아이에 대한 신상정보 질문, 아이에게 충분하게 답변받을 수 있는 질문
선생님도 사람이기 때문에 다양한 성향이 존재하기에 부모들의 평가도 천차만별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미리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소문은 좋지 않았지만 직접 겪어본 뒤 나중의 평가가 생각보다 후했던 선생님도 많았습니다.
선생님과 학부모는 갑을관계가 아니므로 고압적인 자세를 가져서도 안 되고 지나친 저자세를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이렇게 선생님과 소통의 시간을 통해서 아이에 대한 참고할 만한 사항들을 전달하고 전달받으면 아이에 대해 좀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