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힘을 키워줄걸

아이가 10살이 넘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48가지

by 페르세우스

EQ(Emotional Quotiont)를 키우는 교육 5 :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힘을 키워줄걸(갈등을 이겨내는 힘)


노하기를 더디 하는 사람은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사람은 성을 빼앗은 사람보다 낫다. -성경-


아이가 갑자기 화를 참지 못하고 나쁜 말이나 돌발행동을 할 때면 당황스럽고 두렵기까지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면 내가 무언가를 잘못해서 아이가 잘못된 방향으로 크고 있는 것인가 싶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아이의 감정은 하루에도 몇 번씩 변덕스러운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합니다. 원래 인간은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동물이기에 아이 역시 자라면서 당연히 기쁨, 성취감, 보람 등의 긍정적인 감정만 배울 수 없습니다. 분노, 짜증, 슬픔, 좌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도 배우고 조절하며 극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의 감정은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 아이의 생각과 마음 그릇을 키우는 혼자 사색하는 힘

일반적으로 아이가 화를 참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면 부모의 강압적인 훈육방식에 원인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 지금 부모 세대가 그런 비율이 높았습니다. 부모 교육이라는 말도 없었고 가정이나 교육기관에서 체벌이나 폭언에 노출되는 빈도가 지금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즘 세대에서는 그와는 반대로 허용적 또는 방임적인 방식의 훈육이 감정조절 능력을 키우는 데 나쁜 영향을 끼칩니다. 물론 아이의 모든 행동과 감정을 수용해준다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냐고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모든 것을 부모가 수용해주는 태도로 일관한다면 집 안의 울타리를 벗어났을 때 아이는 자기 뜻대로 하지 못하는 순간을 견디지 못하게 됩니다. 나 자신의 기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감정에 대해서 공감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사회성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식적인 선에서 훈육의 기준을 튼튼하게 잡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의 기준으로 일명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땐 빠져라)’라는 표현이 이 상황에도 적용되는 것입니다. 너무 어린 시절에는 쉽지 않겠지만 5세 정도가 넘어가면 옳고 그름에 대한 지도를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 번에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와 평소 신뢰나 애착이 꾸준히 형성되어 있었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 실컷 울어도 돼

신나게 놀고 있던 아이가 갑자기 울기 시작합니다. 알고 보면 아이에게 그럴 만한 이유는 당연히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 부모는 대부분 어떤 식으로 대처할까요? 부모는 말귀를 알아들을 만한 나이가 되면 아이가 우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부모 자신이 눈물을 흘리면 뚝 그치라는 다그침을 받으면서 자라왔던 영향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귀신이 잡아간다, 경찰 아저씨 오라고 해야겠네, 뭘 잘했다고 울어 등 강한 대처에 더 익숙해져 있다 보니 눈물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눈물은 감정의 해소 차원에서도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아이들과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을 본 적이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은 주인공인 암탉 ‘잎싹’이 의붓아들인 오리를 멀리 떠나보내고 모든 것을 체념한 채 늘 자신을 노리던 족제비에게 잡아먹히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장면에서 둘째 녀석은 너무 슬프다며 꽤 긴 시간 동안 눈물을 흘렸습니다. 주인공인 암탉이 너무 불쌍하다는 이유였죠. 저는 아이를 옆에서 안아주고 토닥거려주며 실컷 울라고 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절대 창피한 일이 아니라고 말해줬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저 역시 최근 아이들과 『여우의 전화박스』라는 책을 읽으면서 펑펑 운 적이 있었습니다.

감정을 겉으로 표현하지 않고 속에서 삭이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느끼는 위축, 외로움, 억울함, 서운함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참고 인내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슬플 때는 울고 화낼 때는 화를 적절하게 내면서 불편한 감정들을 털어내야 합니다. 전 세계를 통틀어 우리나라에서만 사용되는 화병이라는 의학적으로도 특이한 용어가 있는 것도 어릴 때부터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이유가 큽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이들이 조금 자라면 부모들은 특히 남자아이들이 흘리는 눈물에 인색해집니다. 아이의 눈물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면 아이의 정서적인 발달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슬픈 감정을 빠르게 털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울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표출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아이의 마음을 다스리는 사색하는 힘

길지 않게 5~10분 정도라도 차분하게 앉아서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아이의 격앙된 감정을 다스리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김종원 작가는 부모가 아이를 키울 때 가장 중요한 세 가지를 언급했습니다.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색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것을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우리 집에는 꼬마 철학자가 산다』의 노신화 작가 역시 아이에게 사색의 시간이 필요함을 강조합니다. 미래의 인재는 창의성과 통찰력을 두루 가지고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어떤 문제든 간에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야 자신의 인생에서 난관을 만났을 때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물론 하루하루 바쁜 일상을 보내는 아이에게 따로 사색하는 시간을 준다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이가 가진 생각의 틀을 키워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시간은 중요합니다.

사색의 생각과 마음 그릇을 키워줍니다. 마음 그릇은 말 그대로 다양한 감정을 받아들이고 이해한다는 의미입니다. 세계적인 위인들 역시 사색의 힘으로 큰 업적을 이루어 내었습니다. 러시아의 작곡가 차이코프스키는 하루 2시간의 산책을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킨 것으로 유명합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는 자신의 집에 손님이 너무 많이 찾아오자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이사를 결정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나폴레옹, 아인슈타인 등 사색으로 역사에 남을 만한 성취를 이뤄낸 경우는 수없이 많았습니다. 특히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늘 사색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연구한 내용은 온 정신을 모아 깊이 새겨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혼자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그는 자기 전에 다시 한번 자신이 그날 공부한 것에 대해 사색을 했다고 합니다.

굳이 깊이 있는 사색이 아니더라도 넋이 나간 듯 일명 ‘멍 때리는’ 시간도 아이의 뇌에 휴식을 주고 더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일본 도후쿠 대학의 연구팀은 이런 시간이 창의력과도 깊은 관계가 있는 뇌의 백색질 활동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냈습니다. 모든 것이 빠르고 흘러가고 자극적인 화면에 수시로 노출된 일상을 보내는 아이들은 스스로 차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합니다. 이렇게 뇌에 휴식 시간을 갖는 것은 아이의 몸과 마음을 모두 다듬을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인 셈입니다.


◇ 감정조절을 하기 힘들어한다면

만약 아이가 감정을 참지 못하고 폭발하면 부모는 차분하게 달래줘야 합니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상황이 격앙되어 있다면 부모도 침착하게 대응하기 어려워지곤 합니다. 감정의 혼돈 상태에 빠진 아이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쉽고 단순합니다.

공감의 1단계 : 그랬구나

공감의 2단계 : 그래서 많이 속상했겠구나.

공감의 3단계(질문) : 어떻게 도와주면 좋겠니?

공감의 4단계(질문) : 어떤 일 때문에 기분이 안 좋은 거니?

공감의 5단계 : 눈물 날 정도로 속상했구나. 기분이 나아질 것 같으면 편하게 울어도 돼

이런 방식으로 대처하면 된다는 것을 모르는 분은 거의 없으실 겁니다. 평소에는 잘 쓰지 않는 말투이다 보니 상황이 닥치게 되면 잘 나오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부모님의 대부분은 아이가 겪는 감정과 자신의 감정을 동기화시키기 쉽지 않습니다. 상황을 알더라도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게 그렇게도 속상할 일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이해가 안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아이는 아직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배워나가고 있는 과정의 굳지 않은 찰흙과 같은 단계입니다. 이럴 때 부모가 감정의 틀을 어떻게 빚어주느냐에 따라 아이의 정서 수준이 정해집니다. 일단 5단계 중 두세 가지만이라도 연습 삼아 시도해보면 어떨까요?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하고 아이에게 진짜 도움이 될까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몇 번만 시도하면 이 말이 얼마나 마법 같은 힘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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