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얼굴’이 내게 남긴 것은

SNS를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SNS가 없던 시절에도 존재했다

by 나대리


영화 얼굴이 개봉했다.

좋아하는 배우의 최신작을 개봉런하는 건 언제나 기쁘다.

그 누구보다 빠르게 그 영화를 즐기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도 마찬가지.

때마침 휴무일과 겹쳐 개봉한 이 영화는, 더욱 참을 수 없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얼굴이라는 단 두 글자가 더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


박정민 배우를 흔히들 짜증연기의 대가로 알고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 그러한 점에서 그의 얼굴로 표현될 이 영화가

과연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 망설임 없이 예매를 진행했다.



영화는 주인공과 시각장애를 가진 주인공의 아버지의 TV 인터뷰로 시작된다.

선천적으로 시각장애를 갖고 태어난 주인공의 아버지는, 각고의 노력 끝에 도장 각인의 명인이 되어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얼굴이라는 영화 제목답게, 각 인물들의 얼굴을 타이트하게 잡아낸다.

무언가를 말할 때 아버지의 눈꺼풀이 깜빡이는 것, 아버지 손등에 나있는 흉터, 주인공의 미간이 주름지는 것 하나하나까지 모두 놓치지 않는다.


사건의 발단은 40여 년 전, 도망친 줄로만 알았던 주인공의 어머니와 관련된 연락을 경찰에게서 받은 후 시작된다.

경찰의 연락을 받고 찾아간 곳에는, 백골의 사체 한 구가 놓여있었다.



그동안 미뤄뒀던 장례를 치르는 주인공은, 난생처음 나타난 이모들과 그의 가족들을 맞게 된다.

그들이 이제와 나타나한다는 말은, 본인들의 아버지(주인공의 외할아버지)가 유산을 조금 남긴 것이 있으나, 어릴 적 가출한 사람에겐 나눠줄 수가 없다는 말.

어려서부터 부재한 어머니와의 기억이 전무했던 주인공은, 애초에 바라지도 않았던 것을 욕심내지 않았다.

그것보다 이들의 무례한 행동에 더 열이 받았던 주인공은, 어머니의 영정사진도 없다며 이모 일행에게 이를 요청한다.

그러나 그 일행은, 당시 너무 못생겨 사진 찍기 싫어했던 성격 탓에 사진이 하나도 없다는 대답뿐이었다.

낙심한 주인공 옆에 나타난 건 당시 진행하고 있던 TV인터뷰 담당 PD였다.


옆에서 이를 가만히 듣고 있던 PD는, 모두가 기적이라 칭하는 명장의 예사롭지 않은 가족사에서 대박의 냄새를 맡는다.

그 후 주인공과 함께 당시 함께 일했던 방직공장 직원들을 찾아가며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둘씩 듣게 되는데…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을 간략하게 말한다면 이렇다.

영화 초반에 PD가 주인공의 아버지에게 했던 질문이 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 있어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요?


그에 대한 영화의 대답은,

본인이 생각하는 진정한 아름다움은 그 어떤 주변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

아름다움을 정의할 수 있는 기준은 각자에게 있고, 그건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일지라도 마찬가지라는 것.

SNS가 발달하며 개인들이 정의할 기준들이 모호해지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아름다움을, 선과 악을, 옳고 그름을 보는 눈이 흐려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영화는 말한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며, 앞을 볼 수 있는 눈을 감아버리는 것,

타인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고, 본인이 옳다고 믿는 길을 가는 것,

어떤 것이 옳은가 옳지 않은가 또한 본인이 정하는 것.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얼굴들을 마주한다.

이런 세상에서 나만의 길을 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가끔 거울을 들여다보듯, 우리 내면의 얼굴도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하겠다.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은, 내가 완성시키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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