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가치를 지키기

by 임풍

사람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좋은 생각과 나쁜 생각이 공존한다. 나쁜 생각들 중에서도 사람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보통 걱정, 근심, 두려움이다. 그러나 이 세 가지보다 더 위험한 것이 있다. 바로 자기 자신을 무가치한 존재로 여기는 생각이다. 두려움과 걱정은 마치 밥상 위의 반찬처럼, 때에 따라 사라지거나 변화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은 그 반찬을 필요로 하는 밥이 사라지는 것과도 같은 상태이다. 밥 자체가 없어졌을 때, 반찬을 바꾼다고 해서 배고픔 문제가 완전하게 해결되지는 않는다. 자신이 무가치하다고 여기는 생각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삶 전체를 잠식하는 독소가 된다. 특히 이 생각은 주변 사람들에 의해 주입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직장에서 실수를 한 박 씨는 상사의 꾸중을 듣고 며칠간 위축된 상태로 지냈다. 그는 처음엔 ‘다음엔 더 잘해야지’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점 ‘나는 원래 이 일을 못하는 사람인가 봐’, ‘내가 여기 있을 자격이 있을까?’라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결국 그는 회의 시간에도 발언을 꺼리고, 새로운 업무에는 소극적으로 변했다. 그에게 찾아온 건 두려움이 아닌 자기 부정이었다. 이 부정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 더 깊은 절망을 남긴다. 걱정이나 두려움은 때로는 행동을 유도한다. 누군가는 무서움을 극복하려고 준비하고, 걱정거리를 없애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나는 아무 가치도 없다’라는 생각은 사람을 점점 무기력하게 만들고, 삶의 의욕 자체를 잃게 만든다. 마치 고요한 늪에 빠진 듯,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가라앉는 것이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사람은 일상에서 멍하니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자기가 착수한 일에서 실패할 때마다 ‘역시 난 안돼’라는 확신에 가까운 패배감을 품게 된다. 이러한 생각은 심지어 육체적인 병보다 더 깊은 상처를 남긴다. 정신적인 병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자신에 대한 신뢰의 붕괴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생각의 주인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누구도 내 생각을 대신할 수 없다. 스스로 생각의 주인 자리를 포기하면, 마음은 빈 공간이 되고, 그 틈을 타 근거 없는 부정, 억측, 무기력, 자포자기 같은 잡초들이 자라난다. 이 잡초들을 뽑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한 청년이 오랜 시간 취업에 실패하면서 자신을 낙오자라 여겼다. 하지만 그는 어느 날, 어릴 적 자신이 만들었던 장난감 로봇을 보고 깨달았다. "나도 이런 걸 만들 줄 아는 사람이었지.” 그 기억은 작은 불씨가 되어, 다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고 자신을 재정비하게 만들었다. 결국 그는 원하는 분야에 취업했고, 지금은 사람들에게 도전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

우리는 모두 고귀한 생명체이다. 나의 숨소리 하나, 걸음 하나도 생명력의 표현이다. 타인의 인정에 목말라하지 말고, 먼저 내가 나를 인정해야 한다. 내가 나를 무시하면, 세상도 나를 무시한다. 반대로 내가 나를 귀하게 여기면, 그 태도는 나의 말과 행동, 표정에 녹아들어, 다른 사람도 나를 그렇게 대하게 된다. 내 속에 숨겨진 꿈과 비전, 창의력은 여전히 살아 있다. 어둠 속에서 답답해하며 빛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지금은 나를 억누르고 있는 환경이나 과거의 실패를 잠시 내려놓고, 나 자신을 다시 믿고 사랑할 시간이다. 내 정신은 어떤 정원의 장미보다도 아름답고 고귀한 존재다. 나를 귀하게 여겨야 한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언제나, 매일같이, 1년 내내 그렇다. 걸을 때는 왕이 행차하듯 걷고, 숨을 쉴 때는 생명을 마시는 것처럼 호흡하자. “나는 가치 있는 존재다.” 이 확신이 내 마음에 자리 잡을 때, 내 말, 생각, 행동은 모두 자연스레 가치 있는 것이 된다. 그리고 마침내, 세상도 나를 그렇게 바라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