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싸우지 않는 법

뇌의 전원 공급을 줄이는 삶

by 임풍

우리가 오랫동안 어렵다고 느껴온 많은 문제들이, 혹시 착각이라면 어떨까. 나를 괴롭혀온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이 사실은 내가 의도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고장 난 녹음기가 자동으로 재생되고 있는 현상이라면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녹음을 멈추려 애쓸 필요가 없다. 단지, 전원을 차단하거나 줄이면 된다.

이 비유는 단순한 상징이 아니다. 현대 뇌과학은 반복되는 생각과 감정이 의지나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세포 간에 형성된 특정 연결 패턴의 자동 발화라는 점을 점점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뇌는 한 번 자주 사용된 회로를 다시 사용하는 데 매우 능숙하다. 부정적인 생각이 자꾸 떠오르는 것은, 그 생각이 필요하거나 진실이어서가 아니라, 그 회로가 이미 굳어 있기 때문이다. 전원에만 연결되어 있으면, 직직 소리를 내면서 계속해서 돌아가는 고장 난 전축판과 같다.

중요한 점은 이 과정이 상당 부분 기계적이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생각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이미 연결된 회로가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받으며 계속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생각하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하는 것은, 돌아가는 기계 앞에서 소리를 내지 말라고 부탁하는 것과 똑같다.

그렇다면 생각의 전원은 무엇인가. 뇌의 에너지원이다. 의학적으로 보았을 때, 뇌는 체중의 약 2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안정 시에도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20퍼센트를 사용한다. 그리고 이 에너지원으로 가장 선호하는 것은 포도당, 즉 탄수화물에서 유래한 당질이다. 물론 뇌는 지방에서 생성된 케톤체도 사용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식습관에서는 포도당이 가장 빠르고 우선적인 연료로 사용된다.

따라서 탄수화물을 통한 에너지 공급이 풍부할수록, 특히 혈당이 자주 상승할수록, 뇌의 전반적인 활동 수준도 높아진다. 여기에는 문제 해결 능력이나 집중력뿐 아니라, 불필요하게 반복되는 생각과 감정의 발화도 포함된다. 생각이 많아지는 것은 언제나 의미 있는 사유 때문만은 아니다. 단순히 에너지가 넘쳐서 생기는 잡음일 수도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식사의 구성과 시간은 생각의 질과 양에 실제로 영향을 준다. 여러 연구에서 과도한 정제 탄수화물 섭취와 혈당 변동성이 불안, 초조, 감정 기복과 연관되어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 반대로 단백질, 섬유질, 건강한 지방 위주의 식사는 혈당을 안정시키고, 신경계의 과잉 흥분을 완화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따라서 아침과 낮 동안에는 야채, 당도 낮은 과일, 견과류, 단백질, 소량의 지방을 중심으로 섭취하고, 탄수화물은 저녁에만 제한적으로 섭취하는 방식은 뇌에 공급되는 즉각적인 당질 에너지를 줄이는 효과를 낳는다. 이는 생각을 억제한다기보다, 생각이 과도하게 증폭될 환경 자체를 약화시키는 접근 방법이다.

여기에 일찍 자는 수면 리듬이 더해지면 효과는 분명해진다. 저녁에만 탄수화물을 평소보다 절반만 섭취하면, 늦은 시간에만 탄수화물이 소화되어 혈당이 약간 상승하고, 뇌는 자연스럽게 활동 모드로 전환된다. 그러나 밤 9시에 일찍 자는 습관이 있다면, 저녁 후 혈당이 상승해도, 이 에너지는 주로 꿈이나 기억 정리에 사용되고, 깨어 있는 의식 속의 불필요한 사고 증폭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수면의 초기 단계에서는 감정 처리와 기억 통합이 활발히 이루어지며, 이 과정은 깨어 있을 때 생각에 시달리는 것보다 훨씬 덜 고통스럽다.

이렇게 보면, 불필요한 생각을 줄이는 것은 마음을 단련하는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을 설계하는 문제에 가깝다. 뇌를 설득할 필요는 없다. 뇌는 논리보다 조건에 반응한다. 에너지가 줄어들면, 신경세포 결합 패턴의 발화는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그리고 부정적인 생각 회로는 사용되지 않으면 서서히 약화된다. 이것이 신경가소성의 기본 원리다.

물론 이 접근은 만능 해결책이 아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 대사 특성, 기저 질환에 따라 식사 조절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통찰은 여기에 있다. 반복해서 떠오르는 불필요한 생각과 감정은 나의 본질이 아니라, 일정한 조건에서 작동하는 생물학적 현상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그 사실을 이해하는 순간, 삶은 한결 다루기 쉬워진다. 더 이상 생각과 싸울 필요가 없다. 생각은 꺼야 할 적이 아니라, 에너지가 공급될 때만 켜지는 장치임을 알아야 한다. 아침과 낮 동안에 빵, 케이크, 밥, 면 등 탄수화물과 당질 음식을 자제하는 것이 뇌에 과잉 전력 공급을 줄이는 것이다. 전원을 어떻게 관리할지 선택하는 것, 그런 자각이 우리에게 정신적인 평안함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