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진흥법」과 과학기술처의 탄
우리나라뿐 아니라 선진국의 많은 나라들은 매년 막대한 세금을 과학기술에 사용한다.
국가마다 차이는 있지만 미국과 일본은 GDP 대비 약 3% 수준, 독일은 약 3% 등
OECD 국가 평균 역시 2~3% 수준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GDP 약 5%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이처럼 과학기술에 대한 공공투자는 특정 국가만의 선택이 아니라
대부분의 선진국이 공통적으로 선택하고 있는 정책이다.
"왜 국가는 세금을 들여 과학기술에 투자하는가?"
이 질문의 답은 현재가 아니라 과거에서 시작된다.
과학기술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법률 정비와 더불어 정책이 필요했다.
이에 대한 논의는 1962년 '제1차 기술진흥 5개년 계획'이 수립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 계획은 과학기술을 진흥하기 위한 기본 방향과 추진 체계를 처음으로 담은 종합 계획이었다.
이 시점을 기점으로 한국에서 과학기술은 국가가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되기 시작한다.
즉, 과학기술정책의 출발점은 과학기술을 국가가 ‘진흥해야 할 대상’으로 본 순간이었다.
기술진흥 5개년 계획은 한 번의 계획으로 끝나지 않았다.
1962년 제1차 계획을 시작으로 과학기술 정책은 점차 확대되고 구체화되기 시작한다.
초기의 기술진흥 정책은 기술 인력 양성과 기초 기반 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당시 한국은 자체적인 기술 축적이 부족했기 때문에 외국 기술을 도입하고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
이후 196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정책의 범위는 점차 확장된다.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자체적인 연구개발 역량을 구축하고,
산업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려는 방향으로 전환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과학기술 정책은 교육·연구·산업을 연결하는 구조로 발전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과학기술진흥법」 제정과 과학기술처 설립으로 이어지며 제도적 기반을 갖추게 된다.
기술진흥 정책은 단일한 계획으로 완성된 것이 아니라, 시대의 요구에 따라 계속 확장되며
하나의 정책 체계로 발전해 나갔다.
기술을 축적하고 연구개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계획이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개별 사업과 계획만으로는 연구개발을 장기적으로 이어가기 어렵고,
정책 역시 일관성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결국 과학기술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이를 종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법률이 필요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제1차 기술진흥 5개년 계획' 이후 본격화되었다.
과학기술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계획만으로는 부족했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 정책을 제도화하기 위한 논의가 〈과학기술진흥법 기초위원회〉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1967년 1월, 한국 최초의 과학기술 관련 기본 법률인 「과학기술진흥법」이 제정된다.
이 법은 단순한 선언이 아니었다.
국가가 과학기술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지원하겠다는 공식적인 정책 선언이었다.
과학기술은 이 시점부터 일회성 사업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국가 정책이 되었다.
5. 정책은 조직을 필요로 한다
법이 만들어졌다면, 이제 그 정책을 실행할 조직이 필요했다.
정책은 선언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를 실제로 추진하고, 예산을 배분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주체가 필요하다.
그 결과 1967년, 정부는 과학기술 정책을 전담하는 조직인 '과학기술처'를 신설한다.
이는 단순한 조직 신설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과학기술을 특정 부문의 보조적 요소가 아니라,
국가가 직접 관리하고 추진해야 할 정책 영역으로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통해 과학기술정책은 비로소 형태를 갖추게 된다.
기술을 국가가 키워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생겼고,
그 문제의식이 계획으로 정리되었으며,
법으로 제도화되고,
조직을 통해 실행되기 시작했다.
과학기술은 이 세 단계를 거치며 비로소 국가 정책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왜 국가는 내 세금을 과학기술에 쓸까?
가끔은 그 돈이 아깝다고 느껴진다.
당장 눈앞에서 확인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낸 세금이 연구개발에 쓰였다고 해서 내 삶이 바로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을 길게 놓고 보면 그 의미는 전혀 다르게 보인다.
가난했던 나라였던 한국이 산업을 만들고, 기술을 축적하고, 지금의 경제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과학기술 투자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우리가 체감하지 못했을 뿐, 그 변화는 이미 우리의 삶을 바꿔 놓았다.
과학기술에 대한 공공 투자는 당장의 효과를 위한 지출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만들어 온 투자였다.
참고문헌
- 과학기술처/과학기술부,《과학기술연감》, 각년도
- 과학기술처, 《과학기술 30년 사》, 1997
우리가 낸 세금으로 이루어진 연구개발은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앞으로도 "왜 세금으로 과학기술에 투자하는지"에 대해
과학기술정책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