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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홀 심포지엄 리뷰 - 제롬 파월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델타변이,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정책의 독립성, 인플레이션 불확실성

by 원스

(파월 의장의 연설 전문은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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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매) 연내 테이퍼링 동의 - (비둘기) 7월에 동의했지만 지금은 아닐 수 있다


자산매입.jpg page 11
[해석]

최근 7월 FOMC 회의에서, 대부분(most) 참가자들과 마찬가지로, 경제가 대체적으로 예상대로 진전한다면, 나는 연내에 자산매입의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could).


이날 연설에서 파월 의장은 놀랍게도 7월 FOMC에서 연내에 테이퍼링을 하자는 대부분(most)의 위원들에 소속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는 과거(7월 FOMC)에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이지, 지금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습니다.


2. (비둘기) 델타변이의 영향력에 대한 의견 변화


또한, 주목을 끈 것은 델타변이의 영향에 대한 의견 변화 였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듯이, 7월 FOMC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델타변이가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해석]

8월은 강력한 7월 고용 보고서가 말해주듯이 더욱 진전을 했지만(고용 측면) 델타 변이의 추가 확산 또한 초래했다. 우리는 들어오는 데이터와 진화하는 위험을 조심스럽게(carefully) 평가할 것이다.


7월 FOMC에서 몇몇(several)의 참가자들은 델타변이의 추가 확산에 따라, 연준의 자산매입(양적완화)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델타변이가 확산된다면 테이퍼링 시기를 연기할 수 있음). 즉, 파월은 이들의 의견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인 것입니다.


3. (매) 인플레이션 불확실성 - 인플레이션 대한 조심성 증가


이날 연설에서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내용이 압도적으로 다루어졌습니다. 파월은 작정한 듯 논란이 되고 있는 자신의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근거를 설파하고자 했습니다.


파월이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의견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코로나19 국면에서 기저효과로 인한 내구재가격과 재개방 관련 상품(대표적으로 중고차)가격 상승, 그러나 서비스가격은 추세선 아래로 여전히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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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측정치는 대체적으로 적당한 수준(ex. Trimmed Mean PCE)


Trimmed mean PCE.jpg
Trimmed Mean PCE란?

변동성이 가장 높은 품목을 제외하고 측정한 물가지수를 의미합니다. 중앙은행은 통상적으로 2%의 물가상승률을 타겟팅합니다. 특히, 연준은 실물경제의 인플레이션을 평가할 때 PCE 지수를 고려합니다.

이 지수는 FOMC 성명서 및 의사록에서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즉, 연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을 판단할 때 참고를 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7월에 이 지수는 2.02%를 기록했습니다.


③ 현재 장기 기대인플레이션 지수들은 대체적으로 2% 수준에 머물러 있음, 즉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단기인플레이션 기대 및 실제 기대인플레이션보다 덜 움직이고 있음(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의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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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기대인플레이션 지수(CIE, Common Inflation Index)란? (오른쪽 그림)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이 개발한 지수입니다. CIE는 21개의 기대인플레이션 지표를 통합적으로 참고해서 산출됩니다. 대표적으로 컨퍼런스보드 서베이, 블루칩 서베이, TIPS(물가연동국채), 미시간 대학 서베이 등이 활용됩니다.

다만, 이 지표는 분기(1월, 4월, 7월, 11월)에 발표되기 때문에 '즉시성'이 떨어집니다. 6월 30일에 이 지수는 2.05%를 기록했습니다.


임금상승.jpg
고용비용지수(Employment Cost Index)란?

미국 노동부(US Department of Labor) 산하의 노동통계국(Bureau of Statistic, BLS)이 발표하는 지표입니다. 노동비용을 가장 포괄적으로 측정한 대표적인 지수입니다. 특히, 임금비용은 ECI의 70%를 차지합니다.

다만, 이 지표는 CIE와 마찬가지로 분기마다 발표되기 때문에 즉시성이 다소 떨어집니다. 6월 30일 2분기 ECI는 전기대비 0.7% 상승했습니다. 이는 시장컨센서스인 0.9% 상승보다 낮은 수치였습니다.


그러나 기존과는 다른 '신중함' 또한 언급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을 비교적 '강하게' 주장했다면, 이번에는 'carefully'라는 용어를 곳곳에 배치(인플레이션 관련된 내용에서 총 4번 사용)함으로써 '조심스럽게' 모니터링하겠다고 반복 언급했습니다.


이는 현재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영구적인 인플레이션 가능성 증가).


개인적으로 이번 연설에서 파월 의장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견해가 상당히 신중해졌다는 것이 키포인트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상당히 매파적으로 해석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파월의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이론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매파적 해석을 퇴색시켰습니다. 아마도 파월은 시장의 걱정을 염두해 두고, 작정하고 자신의 해석을 상세하게 설명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 (비둘기) 충족되지 않은 완전고용 - 실업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의 부진


7월 FOMC 의사록에서 대부분(Most)의 참가자들은 '상당한 추가 진보(substantial further progress)' 와 관련하여 인플레이션은 충족된 반면, 완전고용은 충족되지 않고 충족에 가깝다(close)고 평가했습니다. 위에서도 살펴보았듯이 파월은 이 의견에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충족에 가깝다고 해서 충족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실업률이 코로나19 이후 최저인 5.4%까지 하락했지만,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업률 경제활동참가율.jpg page 3 ~ 4


더불어, 이전 포스팅에서 강조드렸던 경제활동참가율(labor force participation)이 다른 고용지표에 훨씬 뒤처져(lagged)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참고 포스팅]


5. (비둘기)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정책의 독립성


파월은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의 조건은 분명하게 독립되어 있으며, 특히 기준금리 인상의 기준은 테이퍼링보다 더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언급에서 시장이 크게 환호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작년 잭슨홀 미팅에서 처음 언급된 '평균물가목표제'를 강조했습니다. 금리인상은 연준의 목표인 ① 완전고용과 ② 인플레이션이 일정 기간(some time) 동안 2%를 적절하게(moderately) 상회해야 가능한 것입니다.


기준금리 인상 조건.jpg
[해석]

자산매입의 감소(테이퍼링)의 시점과 속도는 기준금리 인상 시점과 관련된 직접적인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의도된 것은 아니다.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보다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것이다.

완전고용까지는 아직 갈 길이 남아있으며, 인플레이션이 2% 수준으로 지속가능하게 도달하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파월은 기존의 의견을 바꿈으로써 매파적인 스탠스와 비둘기적인 스탠스의 균형을 맞추었습니다. 기존의 델타변이(성장)에 대한 의견(7월 FOMC)을 바꿈으로써 비둘기적인 스탠스로 바뀌었습니다.


기존의 '일시적' 인플레이션에 대한 확고한 의견을 누그러뜨리고,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 또한 강조(매파적 스탠스)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시장은 파월의 커뮤니케이션을 비둘기적 스탠스로 해석했습니다. 파월 연설 직전에 카플란, 불라드 등의 연준 위원들이 강한 매파적 발언(조기 테이퍼링 이후 조기 기준금리 인상 주장)을 했기 때문에 파월의 완화적 스탠스가 상대적으로 더 돋보였다고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을 강조했다는 것은 분명 매파적으로 해석하기 충분했습니다. 이는 향후 발표될 인플레이션 지표의 중요성이 훨씬 커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파월은 시장이 우려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 같았습니다. 매파적인 발언을 하면서도 시장이 원하는 발언을 이어서 함으로써 전체적으로 비둘기적 스탠스의 느낌을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파월과 연준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결과가 어떠하든)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정책을 시행하지는 않으면서 시장의 '기대'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파월과 연준의 역량은 분명 중앙은행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은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오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전히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은 연준 통화정책 향방의 유일한 이슈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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