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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남하이 김대표 Oct 31. 2020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김대표의 독서 일기

파이 이야기, 얀 마텔, 작가정신, 캐나다, 2020년 7월 11일 ~ 7월 14일


 어릴 적 내 별명은 ‘눈물의 왕자’였다. 왕자는 뭐 내가 붙이고 싶어서 붙인 건 아니고 어릴 때 아이들은 남자는 왕자님, 여자는 공주님이라고 불리니까 붙여진 거라 생각하자. 어쨌든 포인트는 왕자가 아니라 눈물이다. 난 눈물이 많았다. 아버지가 조금만 큰 소리를 내도 눈에 금세 눈물이 맺혔고, 직장 생활을 하시던 어머니가 조금만 늦게 오셔도 눈물이 주르륵 흐르곤 했다.


  지금이야 슬픈 영화를 봐도 눈물이 잘 나오지 않아 감정이 메말랐나 싶을 때가 있지만 어린이 티를 벗었을 때도 꽤 눈물이 많았다. 특히 내 눈물 포인트는 가족이었다. 가족의 말이나 행동이 눈물을 불러일으키는 동력이 되기도 했지만 그들의 부재 역시 펌프처럼 금세 눈물을 뽑아내곤 했다.


  물론 그들이 실제로 부재했던 적은 없다. 부재에 대한 상상만으로도 난 누구보다 빨리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그래서 친구들과 눈물 빨리 흘리기 시합을 할 때 난 부모님의 죽음을 상상했고 친구들보다 빨리 눈물을 흘려 떡볶이 한 접시를 전리품으로 얻어내기도 했다.


  만약 부모님이 실제로 앞에서 사라지면 난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까? 상상할 수도 없고 상상하기도 싫은 일. 그런데 어느 순간 파이는 그 상상 속 세상에서 현실 속 주인공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얀 마텔의 베스트셀러인 ‘파이 이야기’는 가족과 함께(여기에서 가족은 부모님과 형뿐만 아니라 아버지가 경영하던 동물원의 동물들도 포함한다) 인도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가던 중 폭풍우를 만나 배가 침몰되어 혼자 살아남은 아이인 파이의 표류기이다. ‘혼자’라는 말은 인간으로서 혼자라는 뜻. 호랑이, 하이에나, 오랑우탄, 얼룩말도 운 좋게 구명보트에 같이 살아남았다.


  이걸 운이 좋다고 해야 하나? 파이는 함께 있는 모든 동물들보다도 약하다. 위태위태한 상황에서 하이에나가 얼룩말과 오랑우탄을 잡아먹고, 그 포식자인 하이에나를 호랑이가 잡아먹는다. 결국 살아남은 생명체는 파이, 그리고 리처드 파커라는 호랑이, 단 둘이었다.


  227일 동안의 지루한 여정에도 파이가 살아남을 수 있던 이유는 두 가지, 신을 생각하는 마음과 호랑이였다. 자신에게 엄청난 위협이 될 수 있는 호랑이가 생존 이유라니 놀랍지 않은가? 하지만 파이는 호랑이가 없었다면 단 하루도 특별함을 갖지 못한 채 지루한 매일의 연속 끝에 그 여정을 다 끝내지 못했을 것이다.


  227일 만에 도착한 곳은 멕시코 해안. 그리고 만난 일본 선박 관계자들과의 대화가 사실상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파이의 이야기를 믿지 못하는 일본인들에게 파이는 이야기를 살짝 변주해서 들려준다. 그 이야기에 더 큰 사실성을 느끼지만 한 편 무서움을 느낀 일본인들.


  어떤 이야기가 사실일까? 변주된 이야기가 사실일까? 아니면 파이가 처음 이야기한 내용이 사실일까? 여기에서 얀 마텔은 독자들에게 한 방 먹인다. 사실 세상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가 이해한대로의 모습을 갖고 있다는 것. 세상의 모든 일들은, 심지어 객관적인 사실 자체도 우리의 사고체계를 거쳐 필터링을 통해 전달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그 순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일 수가 없다. 얀 마텔은 파이 이야기를 통해 그 지점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지금의 나였어도 당연히 어려웠을 것이고, 내가 파이와 비슷한 나이일 때 같은 일을 겪었다면 난 227일이 아니라 22일도, 아니 이틀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살아있는 기간 내내 눈물만 흘리다가 리처드 파커에게 먹혔거나, 혹은 굶주려 죽었겠지. 그 긴 여정 동안 생존한 파이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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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남하이 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원식     

          

훈남하이 엔터테인먼트는 공연기획, 매니지먼트, 에이전시, 콘텐츠 제작을 주 사업영역으로 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입니다. 지자체 축제 및 공연 사업, 콘서트 개최, 장애인식개선공연 등 다양한 공연사업을 하고, 싱크로니시티, 루네 등 소속 뮤지션을 양성하고 있으며,  풍부한 인맥을 바탕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회사, 회사와 회사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2013년부터 팟캐스트를, 2014년부터 유튜브를 시작해서 현재 팟캐스트 및 유튜브 콘텐츠 제작과 자문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장애인식개선에 관심이 많아서 교육청 등과 연계해서 학교에 장애인식개선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사단법인 장애인식개선협회 설립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훈남하이 TV에서는 김대표의 일상이라는 콘셉트로 다양한 주제의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고, 팟캐스트 채널 겜메이트에서는 2년 넘게 게임과 관련된 내용으로 라디오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전직 아나운서로 다양한 무대에 서는 걸 좋아하며 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행사진행, MC, 방송진행, 강연 모두 재미있게 그리고 잘 하고 있습니다.               

 

책 속 다양한 세상을 좋아하여 책읽기에 푹 빠져있으며, 글쓰기를 좋아하여 책쓰기를 꿈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열심히, 인생은 되는대로'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으며, 그 좌우명을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어려운 사업의 길에 뛰어들어 좌충우돌 부딪히며 열심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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