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다 끄고 긴 노래를 튼다
그대를 생각할 시간을 벌기 위해
이제 해도 얼음을 녹이지 못한다
올해의 첫눈은 늦어
운이 좋다면, 겨울을 내내 살아갈 것이고
그 막을 내리는 역할도 하겠지
그래도 가끔 찾아 떠난다
흰 눈 캔버스 같은 눈
아무도 그대를 생각하지 않은 세상을
길에서 본 낯설지 않은 남자
괜스레 화를 낸다
눈이 점점 깊어져 어차피 뻗지 않고
결국에는 시야도 가려줄 테니
긴 길을 걷는다
해가 지고부터 뜨기 전까지의 하루
기억이 되기 위한 기록
을 위해 기억이 되지 못한 순간을
나는 알아서
큰 상처들도 얼른 마셔놓곤
술기운이 남는 밤
잔열로 눈을 녹여가며 걷는다
방향을 잃고
두 마음마저 모두 놓쳤음에도
자꾸만 찾아가며 걷는다
눈이 쌓여갈수록 슬프지 않다
어느새 적응한 몸은
제 고향인 듯 어렵지 않겠지만
아직도 내 마음은 풍선처럼 떠 있다
눈에 맞지 않는 풍선처럼
그대를 바라보다 끈을 놓쳤던 것 같은데.
상처 하나 더 담지도 못하고
날아가버렸구나
그러니 멀어지는 너에게도
그때의 노래를 들려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