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원아트 Nov 11. 2020

원아트의 [결국은 브랜딩]

첫번째. 왓챠플레이 ①전략편



2018년 여름의 일이었다.

팀장님이 부르셔 네 하고 달려가보니 새로운 일이 들어왔다는 소식.

그런데 이번엔 평소에 하던 일과 조금 다를거라고.

오티 왈. 브랜드 컨설팅을 맡게 되었고,

브랜드는 국내 영화 리뷰 앱 '왓챠'에서 만든

OTT서비스 앱 '왓챠플레이'.


평소 '왓챠'의 충성유저였던 친구덕에

'왓챠'에 대한 이야기는 익히 들었던 바,

더불어, 영화에 나름 조예(?)가 깊고

자칭 영화왕이라 불리는 나에게 흥미를 가지게 하기 충분했다.


그 흥미. 오래가지 못했다.

이 일을 하다보면 늘

클라이언트의 목표, 바람, 기대,

목적, 하고 싶은, 되고 싶은, 이루고 싶은 등등

그 무언가를 가장 먼저 파악하고 시작하려고 한다.

그래야 결과물 또한 그에 따라 평가 받게 되니까.

'왓챠플레이'의 목표는 단순했다. 어려웠다.

"넷플릭스처럼 유명하게 만들어 주세요"


(음, 그래)

(누구나 꿈은 크게 가져야지)

(불을 질러서 뉴스에 나오게 만들어야 하나)

내 개인적 생각은 중략하고.




당시 OTT서비스 시장은 그야말로 공룡들의 싸움터.

대형포털이 운영하는 네이버tv와 카카오페이지

통신사에서 출시 한 옥수수, 올레tv, U+비디오포털

공중파 3사가 합쳐 만든 Pooq tv

그리고 외국물 먹어 가장 큰 공룡 넷플릭스까지

'왓챠플레이'는 그들에 비하면

아주 작은 다윗에 불과했다.


약점은 규모감만이 아니었다.

낮은 인지도로 인해 콘텐츠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OTT 서비스에 치명적.

결과적으로 최신 콘텐츠는 부족했고

구작들만이 즐비했다.


그나마 가격 경쟁력에 우위가 있었으나

이 점 또한 장점이라기 보다는 약점으로 작용.

저가형 구작플랫폼으로 전락 할

빌미를 제공해 줄 뿐이었다.


찾아야 했다. 디딜언덕을.

첫번째 언덕. '왓챠'.

'왓챠플레이'는 몰라도 '왓챠'는 안다.

특히 소위 '영화광'이라는 영화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공신력있는 영화리뷰앱으로

상당한 인지도가 축적되어 있었다.

'왓챠'내에서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유명리뷰어들은 인플루언서가 되기도.



두번째 언덕. '왓챠'의 유저데이터.

'왓챠'를 이용하는 유저들의 영화리뷰를 통해 방대한 양의 유저 빅데이터를 가지고 있었다.

유저데이터의 핵심은, 리뷰/평점 데이터 뿐 아니라

유저들의 취향 데이터를 분석 할 수 있었는데

쉽게 말해, 로맨스물 영화를 좋아하는 유저가

공포/호러물을 좋아할 확률보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좋아할 확률이 높다사실.

(당연한 듯 들리겠지만 수치화 되어있는 것과 아닌 것은 큰 차이)

이 데이터가 큰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이러한 취향 확률성을 가지고 알고리즘을 설계하면

콘텐츠 개인화 추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는 사실.



자, 이제

우리가 가진 것들을 늘어놓고 냉정하게 전략을 구성 할 때가 왔다.

최소한 냉장고에 어떤 재료가 있는지 알아야 어떤 요리를 할 지 정하지.

분석결과는 간단. 심플. 명료.

미비한 강점에 비해 수많은 약점들이 길막 중.

끄집어내야 보이는 것은 강점이요 대놓고 드러난 것은 약점이니.

...

잠깐, 잠깐.

그 많은 약점을 이용해 보는 건 어때?

"너 정말 약점 맞니?"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그 수많은 구작 콘텐츠를 들여다 보니

이거 이거 영화광이라면, 아니 영화광이 아니어도

꼭 봐야하는 명작들 아니야?

시네마천국, 대부, 블레이드 러너, 무간도, 본 아이덴티티, 타이타닉, 영웅본색, 쇼생크 탈출 등등등등

누군가에게 구작으로 치부될 지 몰라도

누군가에게는 인생에 꼭 봐야하는 명작,

인생작 아닌가!

심지어 인생작들이 나 좀 봐주십사

줄줄이 대기중이라니. 이렇게 설렐수가..


여기서 잠깐,

대한민국에는 3대 부심이 있다.

술부심, 게임부심 그리고 영화부심.

영화 좀 봤다하는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은

"너 그거 안 봤어?"

이 짧은 한 문장의 해석본은

"너 같이 영화 좋아한다고 하는 애가 이 영화를 안 봤다니 정말 실망이야,

너 영화 잘 모르는구나?"이다.

특히 영화사를 통틀어

이름만 들어도 아는 명작들을 안봤다면

순식간에 '영알못'취급 받기 십상이다.


바로, 이 점을 노려 관점을 전환하자.

'안봐도 그만'인 [구작]이 아니라

'꼭 봐야하는' [명작]으로.


그렇게 탄생 한 캠페인 슬로건.

MUST WATCH

WATCHA PLAY




②비주얼편에 계속..




작가의 이전글 그 때의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