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의 문틈에서 흘러나오는 공기는 고유한 질감이 있다. 금밤에 서린 즐거움은 차츰 가라앉고, 일밤에 몰려오는 불안함은 조금 멀리 있는. 첫눈이 내리는 밤이었다. 아무도 밟지 않은 숫눈을 밟을 기회를 독차지 했다. 걸음마다 발자국을 가감없이 남겼다. 지우기에는 너무 많아졌고, 물리기에는 멀리 와버렸다. 서둘러 달력을 넘겨 봄이 오는 절기를 찾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