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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지 Aug 03. 2023

사용자는 이 기능 없이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하나의 기능 다섯번의 리서치 (1)사전 인터뷰

IT업계에 있다면 UX리서치의 필요성을 익히 들었을 것이다. UX리서치는 내가 이해한 대로 설명하자면, 제품을 만들던 사람의 입장에서 벗어나 사용자 입장에서 제품을 겪어보면서 보완할 것을 찾는 작업이다. 여기서 말하는 제품이란 것은 앱이나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제품을 만드는 사람은 PM, 디자이너, 개발자이고 이들은 오랜 시간 제품의 뼈대부터 설계하고 디테일한 작동원리를 고려해 버튼이든 드롭다운이든 제품으로 승화시킨다. 그러다 보니 사용자의 시선에서, 처음 보듯이 제품을 바라보기가 힘들어진다. 이때 UX리서처가 사용자의 입장을 듣거나 관찰해서 인사이트를 나누어준다. "생각보다 이 버튼을 사람들이 못 알아본다" "이런 부분에서 사용성 문제가 있었다"


이걸 모르고 제품을 출시하면 기껏 만든 기능이 사용되지 않거나, 제작의도가 전달되지 않아 예상 못한 문의사항을 처리하느라 고객 담당 부서가 고생할 수 있다. 결국 UX리서치를 함으로써 미래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그 효과에 대해선 직접 목격한 것만, 나중에 다시 다루겠다. 이 시리즈에선 UX리서처로서 실무적인 경험담을 풀어내려고 한다.


그래서 어떻게 리서치를 했다는 건가?


기능 출시 전후에 걸쳐 약 3개월 동안, 다양한 방법론을 사용해서 5번에 걸쳐 사용자를 만났다.

한마디로 집착했다. 왜? 기업 단위로 사용하는 B2B 제품은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설정할 것이 많고, 사용자 입장에서 그건 귀찮은 일이다. 사용자가 해야 할 일이 필연적으로 많음에도 우리 제품은 정말정말 진짜 직관적인 UX를 표방했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핸드드립 커피를 커피머신으로 재연하려는 노력과 비슷한 것 같다)




첫번째, 기획 단계에서의 인터뷰

처음 리서치는 막막함을 이유로 시작했다. 제품의 사용자는 세일즈 실무자들인데, 제품을 만드는 사람은 세일즈 경험이 없기 때문에 만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이 있었던 것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기획 중이던 기능인 리드라우터는 잠재고객의 특성에 따라 적합한 세일즈 실무자가 자동배정되게 하는 기능으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솔루션이었다. 현재 세일즈 실무자들은 어떻게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야만 기획 · 디자인 단계에서도 구체적인 그림이 나올 수 있었다.


인터뷰 준비단계에서

우리가 궁금한 것들을 나열하고 실제 문어체의 질문으로 바꿨다. 사용자를 직접 만난다는 건 소중한 기회였기에 세일즈 직무라면 하고 있는 일의 대부분에 대해 욕심껏 질문을 준비했다.

인바운드 잠재고객 배정 방식
(ex. 인바운드로 잠재고객이 들어오면, 담당자를 어떻게 배정하나요?)

세일즈 미팅 전후 준비

대시보드 니즈

CRM 연동 니즈

...


이렇게 만든 질문지로 모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보통 파일럿 인터뷰라고 한다) 우리 팀원을 대상으로 시험삼아 인터뷰 리허설을 한 것이다. 정말 하길 잘한 선택이었다. 파일럿 인터뷰를 통해서 질문지를 완전히 개선할 수 있었다.


처음 내가 작성한 질문지에는 질문이 너무 많았다! 제한된 시간 안에 소화할 수 있는 질문 범위를 벗어나니, 상대의 답변에 신경을 덜 쓰고 다음에 내가 할말에 더 집중하게 된다는 것을 느꼈다. 결국 우선순위를 한번더 따진 후에 첫번째와 두번째 궁금증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실제 인터뷰 결과

각 기업마다 독자적으로 구축된 방식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잠재고객을 분류할 때 기준은 제각각 달랐다. (ex. 관심있는 제품, 기업규모, 이메일 등) 이를 획일적으로 묶어 제품에서 표준의 배정규칙을 그려내는 건 어렵겠다고 느꼈다. 사용자에게 많은 자유도를 줘야 하겠구나.


더불어 이 기능에 대한 강한 니즈를 느낄 수 있었다. 기존에 잠재고객을 필터링할 때 수기로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작업이 많았고, 복잡스러운 조건문이 아니더라도 간단하게나마 사전 필터링 단계를 추가함으로써 세일즈 리소스를 아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인터뷰를 통해 막막함을 걷어내고 감을 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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