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말따위 필요없어, 남편.
사귀기로 했던 8년 전 그날,
남편은 나에게 안경 벗은 모습이 궁금하다고 했다.
그래서 쑥스러웠지만,
안경 벗으면 눈이 더 크고 예쁘다는 말도 많이 들었기에
살포시 벗어보았고 남편은 살며시 말했다.
쓰는게 더 어울린다고.
그는 늘 그렇다. 빈말이 없다.
앞과 뒤가 똑같고 투명하다.
그런 그의 매력은 날 웃게도 해주고 화가 나게도 해준다.
이 날이 바로 그 날이었다.
예쁘다는 말까진 바라지도 않았다.
다만 "괜찮아. 안보여~" 까지는 바랬던 것 같다.
결혼 7년차, 난 아직 그의 화법에 적응이 덜 되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