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최고의 남자
첫눈에 반했다. 181cm, 75kg 32세의 젊은 점장님!
내가 이런 남자와 사귀게 될 줄이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 그대로 나는 첫눈에 남편에게 반했고, 우리는 만난 지 3개월 만에 혼인신고를 했다.
임신을 한 것도 아니고, 그저 좋아서 빨리 결혼하기 위해
혼인신고부터 한 것이다.
물론, 그 혼인신고도 내가 먼저 제안했다.
이유는 간단했는데, 우리 엄마는 보통 깐깐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녀는 내게 끝없는 내적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원흉이기도 하다.
이 남자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에, 혼인신고를 먼저 강행했다.
그리고 사실 결혼 2년 차까진 엄청나게 싸웠다.
장사 또한 같이 하고 있었기에 더욱 극단적으로 싸웠다.
그리고 현재 결혼 7년 차… 우리는 거의 싸우지 않는다.
싸워도 3시간을 가지 않는다.
바로 풀고 사과하고 화해하는 것이 우리의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첫눈에 반했지만, 살아보니 의외로 내가 진짜 이 남자와의 삶이 만족스러운 이유는 따로 있었다.
남편은 내가 좋아하는 것, 소비습관, 감정을 잘 캐치했다.
나는 주말부부에 9년을 외동으로 살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피드백받을 기회가 없었다. 그리고 우리 엄마는 언제나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기에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몰랐다. 당신이 좋아하는 걸 선물했지. 내가 좋아하는 걸 선물 받아본 적이 없었다. 나는 다채롭게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었고, 누가 내 마음을 알아준 적이 별로 없었다.
그저 공부하라는 소리만 들었기에 나는 오로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에만 익숙할 뿐, 인생을 즐기는 법을 배우질 못했다. 흥청망청 쓰고 놀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어울리고 맛있는 것을 먹고 경치를 구경하는 삶이 내 인생에선 없었다.
가족여행에 끌려가서 강제로 구경 다니는 건 재미가 없었다.
지금도 ‘좋은 집’이라는 목표를 향해 그저 경주마처럼 달리는 삶을 살고 있다. 나는 매우 내향적인 데다 정서적으로 빈곤한 삶을 살아왔기에, 사람들이 별 시답지 않은 이야기를
하면 깔깔거리고 웃는 것이 이해가 잘 되지 않을 때가 있었다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 나는 우울하고 고민이 있을 때만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남편은 나를 잘 알아주는 내 생애 첫 번째 사람이다. 이것이 내가 남편을 사랑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