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견디기 위한 글 EP.008
문득 이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단순히 삶에 존재하는가 혹은 삶을 살고 있는가. 내가 말하는 단순한 '존재'의 정의는 이렇다.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삶이 아닌, 수동적인 삶의 형태. 그 안에서 말 그대로 존재만 하는 삶. 불과 1년 전만 해도 나는 존재하는 삶을 살았다
다람쥐가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상당한 무력감과 권태로움을 느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느낀 이유 중 하나는 삶을 주도적으로 살지 않아서였다. 딱히 취미생활이랄 것도 없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는 것처럼 눈뜨면 출근하고 퇴근하면 좀 쉬다가 잠들었다. 다니기 싫은 회사는 억지로 꾸역꾸역 다녔다. 내가 인생을 산다기보다는 살아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니까. 이 무력감은 내 인생 전반에 관여했다. 무엇을 하든 의욕도 재미도 없었고 미래를 생각하면 매일이 불안했다. 현재를 충분히 즐기지 못했다. 그때 당시 나의 무기력함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은 회사였다. 그래서 결국 퇴사를 했다. '살고 싶어서 퇴사를 했다' 이 표현이 나의 퇴사 이유를 설명하는데 가장 적확한 표현이었다.
퇴사를 하고 헬스를 시작했다. 자투리 시간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블로그를 운영하며 필사를 취미로 가지게 됐다. 브런치 작가가 됐다. 2년 간 했던 러닝을 기반으로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을 했다. 올 하반기 하프 코스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생각의 확장을 위해 영화 토론 모임에 가입을 했다.
퇴사를 하고 시간 여유가 많아지며 보다 주도적으로 내 삶을 경영하기 시작했다. 나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낯선 것들에 도전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신기하게 활력이 생기고 좀 더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작은 성취감들이 모여 내 삶에 작지만 확실한 행복과 만족감을 주었고 이것들은 내가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었다.
지금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나는 지금 삶에 단순히 존재하지 않고 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방법은 하나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것들로 나의 시간들을 채우면 된다. 게임이나 유튜브 시청과 같이 단순한 유흥 목적의 취미가 아닌 작게나마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활동들이면 더 좋다. 그렇게 나만의 삶의 모습을 꾸리고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다 보면 삶을 대하는 나의 태도도 결국엔 바뀐다.
당신은 지금 단순히 삶에 존재하는가? 아니면 본인의 삶을 살고 있는가? 이 답은 본인에게 있고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