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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다우다 Sep 30. 2017

만남, 헤어짐

집으로 돌아가야해!

  두 달 전, 아이들의 외갓집으로 왔을 때가 여름의 끝자락이었는데, 어느새 집으로 돌아갈 시간은 내일로 다가왔다. 날씨는 아침 저녁으로 제법 추운 것이 가을로 접어들었다. 아이들도 반팔셔츠를 입고 왔는데 이제는 긴팔에 외투를 입고 다닌다.


  아이들은 적응력이 참 좋다. 와서 얼마 안 돼서는 '집에 언제가?'하며 묻고는 했는데, 요즘에는 자기 집인 것 처럼 휘젖고 다닌다. 외할아버지, 할머니, 친척들과도 스스럼없이 지내는 것이 다행스럽다.  이런 적응력, '이게 아이들의 힘이구나!'하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 반응을 할까? 생각하며 한 녀석에게 조심스레, '내일 집으로 돌아간다'고 말해 보았다. 녀석의 표정이 순간 심각해진다. 울 것 같은 표정이다. 그 표정을 보니 나도 울적해진다. '할아버지, 할머니는?외갓집에 갈꺼야(있을꺼야!라는 의미)'라고 몇 번이나 이야기하고, 나를 뒤로하며 놀러 가버린다.


  내일 헤어지는 시간이 되었을 때,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정이 듬뿍 들었을 장인, 장모님, 아내는 슬픈 시간을 가질 것이다. 자주 올 수 없으니 그 마음의 변화는 더 크리라 짐작된다. 두 달여 처갓집 생활을 하며 처가 가족들이 어떻게 생활하시는지 옆에서 볼 수 있었다. 이전 보다 깊이 이해 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아이들이 아직 어려 농사 일손을 많이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할 뿐이다. 너그러이 우리 가족을 환대해주시고, 매순간 챙겨주신 마음을 가슴에 가지고 돌아가려한다.


  집 안 곳곳에서 아이들이 뛰어놀던 소리와 북적임이 사라진 집은 다음에 다시 만날 기대감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될 것이다. 가족으로 인해 아이들도 자기 삶의 테두리가 넓어지길 바란다.




간질간질~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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