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장애인에 대한 편견

by 숲속다리

이민후 두세 달이 지날 때, 집 근처 ESL Class에서 영어수업을 들었다. 캐나다 고등학교의 교실 하나를 빌려 매일 두세 시간씩 기초영어, 캐나다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 대해 배웠다. 우리 반 선생님은 50대 정도의 휠체어를 탄 백인여자 장애인이었다. 첫 시간에 자기소개를 하는 그녀를 처음 봤을 때, 그녀 뒤의 칠판이 휑하니 크고 넓어 보였다. 장애인이 아니라면 커다란 칠판 앞을 왔다 갔다 하면서 수업에 필요한 내용을 쭉 적어가며 수업을 진행할 텐데 그녀는 그것이 불가능하니 과연 어떤 식으로 수업을 할지 다소 의문이었다.


자신에 대한 소개가 끝내고 이민자들이 캐나다 사회에서 법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설명을 하다가 칠판에 필기를 할 때가 되자, 한 손으로 칠판 가로대에 있는 분필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칠판 가로대를 잡아 몸을 일으키고, 분필 잡은 손을 칠판의 가장 위쪽으로 쭉 뻗어 맨 위에서부터 적어 내려왔다. 그리고, 다시 휠체어에 앉은 후 휠체어를 옆으로 움직여 칠판 다른 쪽에도 그런 식으로 쓰기 시작했다.


순간, 나의 편견이 부끄러웠다. 나는 그녀를 처음 봤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듣던 대로, 캐나다는 장애인에 대해 실제로 배려해 주는 나라구나, 이렇게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기꺼이 기회를 주는 것을 보니. 하지만, 그녀는 장애인이기에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라, 그럴만한 능력이 있으니 ESL 선생이 된 것이다. 그녀의 열정적이고 똑 부러지는 수업을 들으면 들을수록 그 사실을 강하게 느꼈다.


그녀가 ESL 선생이 되기 위해 면접을 볼 때, 면접관들 중 한 명이 휠체어를 탄 채 학생을 가르치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말에, 그녀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냐고 질문하고, 조목조목 구체적으로 반박하여, 그녀가 학생을 가르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당당하게 주장했던 자신의 경험을 우리에게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이민자로 살 때 캐나다 사회에서 만날 편견들에 대해 당당히 맞서 싸우라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에게 산 증인이었다.


그녀가 수업을 끝내고 휠체어 바퀴를 손으로 밀며 교실을 나갈 때, 학생 중 한 명이 휠체어를 밀어주려 하자 그녀가 그 학생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먼저 상대방이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라고. 나는 이곳에서 장애인을 만나면 먼저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본 후, 예스라고 해야 도와준다. 장애인이 늘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편견이다. 그들은 나와 동등하게 이 사회에서 살 권리가 있는 사회의 일원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