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고독, 방황하는 젊은 날의 이미지
https://m.youtube.com/watch?v=IpDuHHN00mY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가 있는 반면 시대를 초월해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가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시티팝의 여왕으로 불리는 타케우치 마리야(竹内まりや)는 ‘전설’이란 칭호를 달아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아티스트다. 아이돌로 데뷔해서 싱어송라이터이자 최고의 작곡가로 성장한 일면만 봐도 전설이란 수식어를 붙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90년대 코무로 테츠야나 2000년대의 시작을 알린 우타다 히카루 이전의 J-POP은 ‘시티팝’을 통해 찬란한 음악적 전성기를 만들어냈다. 7-80년대 일본 고도성장기 특유의 화려함과 여유로움 반영된 시티팝. 타케우치 마리야는 그런 시티팝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다.
1984년 발매된 plastic love는 시대를 초월한 재팬 시티팝의 명곡으로 평가받는다. 당시에도 큰 인기를 끌었지만 2010년대 재팬 시티팝이 북미와 유럽에서 재평가받으면서 유튜브에서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 한다.
30년이란 시간차를 두고 또다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plastic love. 방황하는 젊음과 고독을 노래하는 가사도 인상적이지만 무엇보다도 멜로디 라인이 정말 훌륭하다. 5분을 훨씬 넘기는 긴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늘어짐 없이 끝까지 음악 본연의 매력을 잃지 않는 것이 이 곡이 가진 마력.
가사를 전달하는 타케우치 마리야의 감정표현이 절제된 담담한 보이스는 다양한 악기로 구성된 풍부한 멜로디 라인과의 대비되어 인상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그리고 음악이 주는 몰입은 시각적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찬란한 불빛이 가득한 화려한 밤의 거리. 멋지게 차려입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있지만 내면에 품은 쓸쓸함은 사라지지 않는 고독한 풍경. plastic love는 방황하는 젊음의 한 컷을 담고 있다.
사실 시티팝은 음악적 재능이 넘치는 그녀가 시도한 여러 가지 장르 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러나 시티팝 그 자체를 상징하는 ‘명곡’을 남겼기에 여왕이란 수식어를 타케우치 마리야가 가져간 것이라 생각한다.
<구간반복추천>
시작-1:07. 스트링을 사용한 인상적인 도입부가 끝나자마자 이어지는 1분이 넘는 전주 파트는 비트의 반복을 지루함 없이 산뜻하게 풀어냈다. 곡이 전개되지 않고 멜로디가 반복되는데서 형성되는 고립감은 고독과 방황을 주제로 한 노래의 이미지와도 정말 잘 어울린다.
<음악처방전>
사람에게 지칠 때가 있다. 친구와 가족 그리고 사회생활을 통해 알게 된 관계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을 때. 플라스틱 러브를 추천한다. 고독을 밀어내는 가장 빠른 방법은 고독의 중심으로 파고드는 것이다. 허무를 직면하기 전에 고독감에 푹 젖어버리는 방법. 날 선 감성이 차오르는 감정에 무뎌지도록 여러 번 반복해서 듣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