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 유목민 생활을 졸업할 수 있을 것인가
최고의 생산성 애플리케이션은 무엇일까?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메모 공간은 물론이고, Mac, Window, IOS, Android 환경 간 동기화도 되어야 한다. 동시에 키워드, 해시태그 검색기능, 마크다운 지원, 오프라인으로도 사용 가능해야 한다. 가능하면 노트 별로 암호화할 수 있으면 좋겠고, 다양한 플러그인이 무료로 지원되면 좋겠다. (... 셀 수 없이 많은 조건)
그런데 많은 기능을 제공하면 그만큼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는 걸까?
개인적으로 얼마 전까지 옵시디언을 사용했고, 엄청난 플러그인과 커스터마이징 방법에 혀를 내둘렀다.
심지어 무료였기 때문에 다꾸(다이어리 꾸미리)하는 느낌으로 나만의 옵시디언을 만드는 재미에 빠졌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매일 쓰기로 다짐한 일기를 옵시디언에 쓰지 않고, 카카오톡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남기거나
카카오스토리에 남기는 스스로를 발견한 것이다. 그렇게 모인 글들을 최종적으로 옵시디언에 옮기기도 했으나 '큰 결심' '숙제'처럼 느껴졌다. 왜 그랬을까?
바로 규격화된 프레임이 주는 심플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손이 가려면 간단해야 한다. (마치 Window 내 Notepad를 버릴 수 없는 것과 같다..)
옵시디언은 수많은 창작자들이 무료로 제공하는 플러그인 덕분에 커스텀의 재미는 있지만 그만큼 복잡성이 늘어난다. 한 번은 모처럼 옵시디언에 들어갔다가 과거에 깔아 둔 플러그인의 기능 설명을 다시 찾아보느라 정작 노트는 남기질 못한 적도 있었다. 물론 옵시디언을 심플하게 사용하는 것도 선택이지만 '그럴 거면 굳이...?'라는 생각에 다른 노트 프로그램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UpNote(업노트)를 발견했다.
먼저 업노트는 굉장히 심플하다.
노트북(폴더)을 중심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Depth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각 노트북 안에는 작성해 둔 노트를 확인할 수 있는데 정렬방식도 직관적이라 눈이 편하다.
그 외 기본적인 모바일 - PC - 태블릿 동기화 및 메모에 필요한 쓰기 기능, Import & Export, 외부링크 공유기능 등을 제공한다. 또 [[..]] 방식의 백링크를 통해 새로운 주제 노트로 연결할 수 있다. 옵시디언처럼 각 주제 노트 간 노드를 연결하는 시각화 기능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잘 쓰지 않았기에 아쉽지 않았다.
업노트를 쓰면서 Simple is Best! 를 느꼈던 것은 메뉴 최상단에 "할 일" 부분이었다.
노트를 작성하면서 [] 체크박스를 두었다면 그 문장을 모두 할 일로 인식하여 업노트의 가장 잘 보이는 부분에 노출하는 것이다. 필자의 노트는 꽤 많은 부분이 다짐과 Next Action Plan으로 이뤄져 있기에 이를 리마인드 시켜준다는 점이 유용했다.
물론, 노션이나 옵시디언에 비교하면 개인 개발자들의 플러그인이나 템플릿 활용은 불가능하지만
그런 폐쇄적인 부분이 있기에 현재 업노트 플로우의 규격화와 심플함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업노트로 노트 유목민 생활을 졸업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각종 기능의 노트들을 사용하면서 '내가 원하는 것'은 점점 명확해지는 것 같다.
깔끔하고 노트 본연에 기능에 충실하면서, 안정적으로 동기화가 잘되는 부분에서는 꽤 만족스럽기에
당분간은 업노트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볼까 한다.
끝.
PS. 참고로 UpNote는 현재 35000원에 평생 이용권을 판매중이다. (가격이 점점 올라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