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정보와 애플리케이션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떠들지만 정작 필요한 가치를 안겨주지는 못한다.
조금씩 부족한 경험을 줄 뿐이다. 그런데 가끔 엄청난 사용자 경험을 선물하는 서비스들이 있다.
특히 고객 입장에서 '당연한 불편함'이 사실은 해결해야 할 문제였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음을 알려줄 때 그 경험을 하고 나면 예전으로 못 돌아가는 것과 같다.
가령 Toss App 은 전통적인 은행 송금 서비스로 못 돌아가게 만들었고, 삼성페이는 지갑을 잊게 만들었으며, 유튜브는 정보 검색창을 대신하게 만들었다.
오늘은 나의 유일한 취미인 '달리기'를 더 즐겁게 만들어주고 있는 '런데이' 서비스 후기를 남겨본다.
사실, 난 런데이의 파워유저는 아니다. 얼마 전까지 Strava app을 사용했고 가끔 Nike app으로 속도를 측정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가장 유명한 앱들이었으니까. 그런데 Strava가 한국 시장을 철수하며 한국어 지원 서비스가 종료되었고 Nike는 GPS 가 튀는 느낌이라 오래 정착하기 어려웠다.
여러 러닝 앱을 설치해 봤고 조금씩 쓰다가 최근 런데이를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 이유를 하나씩 살펴본다.
#1. 런데이는 초보자를 위한 러닝 코칭 서비스를 자처한다. 초급자, 중상급자 외 마라톤, LSD, 시간, 거리 별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이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무료로 제공된다는 장점이 있다.
#2.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다. 홈 화면 바텀 메뉴를 클릭하면 전체 12가지 서비스 메뉴를 띄워준다.
설정에는 러닝에 필요한 운동설정을 할 수 있다. 가령 음악 유형을 선택하면 걷기와 뛰기에 따른 음악까지 세부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러닝은 꽤나 세심하게 루틴을 짜야하는 운동이라 이런 세심한 설정이 눈에 들어왔다.
#3. 운동 피드가 구체적이라 좋다. 가장 중요한 시간과 거리 별 페이스, 소모 칼로리가 최상단으로 먼저 보여준다.
러닝 포스트 역시 거리와 총 시간, Km 소요 시간 위주로 핵심을 보여준다.
런데이 특장점은 훈련 프로그램 별 주간 기록 피드인데, Completion 도장으로 시각화를 잘해주었다. 이를 캘린더와도 연동시켜서 월별 기록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도와준다.
#4. 런데이의 장점은 바로 '가상 마라톤' 기능이다. 말 그대로 가상의 마라토너들과 함께 뛰는 훈련이다.
목표 거리를 정하면 가상 러너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랭킹 경쟁을 할 수 있다. 보이스 코치가 내가 몇 등인지 계속 알려주기 때문에 왠지 모를 경쟁심으로 더 열심히 뛰게 된다.
#5. 작년에는 없던 기능인데, 이번에 재설치하고 보니 '런에어'라는 기능이 새로 생겼다.
라디오 생방송의 onair처럼 방을 만들어 선호하는 페이스를 정해두고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뛰는 기능으로 추측된다.
참여해보고 싶었지만 모두 자물쇠로 굳게 잠겨진 Private Room 밖에 없어서 기회를 얻지 못했다.
공개 방이 없다면, 다음에 직접 한 번 만들어봐야겠다.
여하튼 커뮤니티 기능을 활성화하려는 런데이의 시도로 보인다.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듯 방을 파고 함께 러닝 하는 그림을 상상해 보니
런데이가 만들려는 달리기 서비스는 스케일이 상당히 클 것 같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어떤 일을 벌이든.. 트래픽이 몰리면 그 앱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믿는다)
#6. 마지막으로 런데이의 수익모델이다.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어서 스타트업 분석 사이트인 '혁신의 숲'을 참고했다.
정확한 건 알 수 없지만. 런데이는 별도의 이커머스 웹사이트에서 물건을 판매 중이다. 또 마라톤 행사 등을 주최하며 수수료를 얻을 것으로 추측된다.
최근 6개월 평균 트래픽은 18만 수준으로 우상향 한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소비자 거래지수 역시 23년 5월 최저치를 찍고 회복 중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시국이었던 21년 22년보다 트래픽이나 거래지수가 하락한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자세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러닝 붐이 다시 일어나는 타이밍에 맞춰 마케팅을 다시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총평
무료 러닝 앱 중 가장 뛰어난 User Interface와 Program을 제공한다. 위에 적진 않았지만 코치의 음성이 거슬리지 않았던 점도 매력적이다. 정말로 함께 뛰는 경험을 선사한다. 런데이가 제공하는 동기부여 음악도 꽤 퀄리티가 뛰어나 개인적으로 30분 정도는 지겹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이제 막 러닝을 시작했거나 다이어트를 계획한 의지박약인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뭔가 수익성 개선이 필요해 보이지만, 현재 제공 중인 서비스의 유료화는 아니었으면 한다.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면 하는 서비스 중 하나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