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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Dec 25. 2021

그랜드캐년. 미국 해외여행. 자연의 위대함

미국 여행, 그랜드캐년. LA 해외여행

김유미 기자가 현재 미국여행 중이며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콜라보 :  김유미기자 콘텐츠 제공 ×woodyk 글



친구가 LA에 살고 있다.


워낙 친한 친구라 같이 있기만 해도 웃음이 사라질 수가 없다. 어릴 적부터 단짝이라서 내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같이 있으면 편안하고 같이 있으면 추억이 되살아 난다. 미국에서 공부와 일을 하고 있어 얼굴을 보고 싶지만 자주 볼 수가 없다. 그 친구가 그리워 미국으로 찾아가기로 했다. 언제라도 친구는 오라고 한다. 회사일을 집중하고 미국 여행을 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회사 일이 밀리면 안 되기에 밤늦게까지 나의 일을 해 나갔다. 평상시에는 힘이 들고 지칠 수도 있으나 목표와 좋아하는 일이 내 앞에 있으니 에너지가 생긴다. 밤늦게 돌아가는 퇴근이었지만 그래도 여행하고 친구를 만난다는 설렘에 들떠 피곤한 줄도 모르고 시간을 보냈다.


우선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코로나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나 인생은 지르고 보는 것이다. 지르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질 수 없기에 올 한 해 달려왔던 나를 위한 위로의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 진짜로 LA 비행기 티켓을 예약 해 놓으니 코로나가 더욱 극성을 부린다. 갈 수 있을까 걱정이 들기도 하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가겠다는 결심이 선다. 부모님도 걱정하신다. 회사 동료들도 걱정한다. 또 돌아와서 격리 기간이 필요하다. 여러 귀찮은 과정이 있지만 마음먹었을 때 가는 거다. 그렇지 않으면 또 시간이 지나서 하지 않음을 후회하게 된다. 하루하루 여행 시기가 다가올수록 들뜬 마음은 벌써 LA에 가 있다. 친구는 빨리 보고 싶다고 안달이 났다. 나도 빨리 가고 싶다. 드디어 D-DAY이다. 설렘 반, 긴장 반이 교차한다. 비행기가 떴다. 이제 진짜로 가는구나 실감이 된다. 회사일에 대한 걱정도 비행기 탈 때부터는 사라지고 코로나 걱정도 사라진다. 행동하기 전까지의 걱정이지 행동하면 행동에 맞게 뇌가 움직여진다. 그래서 행동은 모든 것의 시작인 것 같다. 비행기 엔진 소리와 이륙할 때의 기분은 벌써 LA에 도착한 기분이다. 비행기의 향기를 오래간만에 만나니 행복의 엔도르핀이 수십 배로 증가한다.



 미국 도착 후 입국 심사는 늘 긴장되는 시간이다.


혹시나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두렵기까지 하다. 코로나로 심사는 더욱 까다로워지고 기다리고 대기하는 시간은 더욱 지체된다. 뭐라도 흠 잡이지 않기 위해서 자세와 외모를 다듬는다. 영어도 다시 입으로 밍글링하면서 입국 심사를 준비한다. 입국 심사만 끝나면 공항에 친구가 픽업 나와 있기에 마지막 관문을 잘 통과해야 한다. 코로나가 불러온 여행의 갈증을 드디어 해소할 수 있다는 마음이 너무 기분 좋았다. 드디어 입국 심사가 끝나고 친구를 만나 소리 지르며 반가워한다.


미국 땅을 코로나가 휩쓸고 있는 시기에 밟다니 더욱 기분이 묘하다.


친구와 밤을 새 가며 수다를 떤다. 맛난 것들도 사 먹기도 하고 집에 와서 음식도 해 먹는다. 음식을 즐기는 것은 음식의 맛이 우선이지만 나의 친구가 있는 곳에서 같이 시간을 보낸다는 즐거움이 음식의 양념을 더욱 강하게 해 준다.


친구는 그랜드캐년을 꼭 가봐야 한다고 한다. 그곳이 주는 자연의 웅대함은 직접 봐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늘 사진으로만 보고 했던 장면을 나의 눈으로 보게 되었다. 뭐라고 말로 표현한다기보다 마음속으로 태고의 자연이 내 가슴으로 들어왔다. 지구가 생겼을 때부터 시간을 쌓아온 듯 한 퇴적들과 얼마나 많은 비바람과 험난한 시간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을 만들었을까를 생각해 본다. 새해의 소망을 그랜드캐년의 신비한 자연 신에게 빌어본다. 그리고 자연의 위대함에 고개 숙이며 겸손해진다. 두 손 모아 자연의 아름다움에 인사를 한다.


자연은 위대하고 자연만큼 역사를 품은 것은 이 세상에 없다는 생각을 해 본다.



회사에서의 답답함과 어려운 시간들을 마음속 한구석에 담아 놓았지만 그랜드캐년의 웅장함에 모든 것을 던져 버릴 수 있었다. 인생의 항로에 비바람이 있었지만 이렇게 큰 시간의 어른 앞에서 나에게 닥친 비바람은 아무것도 아니다는 겸손함을 배우게 되었다. 아픔은 상처를 남기지만 그 상처가 상처가 아닐 수 있다. 그랜드캐년은 수많은 상처들이 만들어 낸 작품이다. 그리고 자연은 그 상처들을 치유하며 자신의 색을 만들어 간다. 우리가 받는 상처는 어찌 보면 자신 스스로가 만들어간 상처일 수 있다. 그건 상처가 아닌 당신의 역사가 되고 역사는 당신의 상처를 치유해 주며 당신의 색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일 것이다. 상처에 아파하며 당신의 정신까지도 흔들어 놓으면 안 된다. 그 과정 속에 당신의 성숙한 색깔들은 조금씩 조금씩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랜드캐년의 웅장함, 역사, 그리고 자연의 위대함은 나를 더욱 겸손하게 하며 너무 작은 것에 흔들려 왔던 시간들을 반성하게 하는 시간이다.


12월의 어느 하루가 이렇게 나의 가슴속에 퇴적물을 만들었다. 그리고 나의 정신을 더욱 맑게 해 주었다. 그랜드캐년의 여행은 잊지 못할 순간이었고 내가 사랑하는 친구가 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 살아가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하루의 일과를 마치려 한다.





미국 여행   중   /  김유미 기자 현지 콘텐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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