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투자와 업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geun Jan 28. 2020

투자는 예술이다

[서평] 하워드 막스_심층적으로 생각하라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 회장이자 공동설립자인 하워드 막스의 메모를 모아둔 책. 오크트리 캐피털은 Distressed Debt와 High-Yield Bonds에 중점으로 투자하며, Real Assets, Private Equity, Listed Equity 또한 커버하고 있다. 투자에 대한 그의 철학을 살펴볼 수 있으며 특히 "1장 심층적으로 생각하라", "4장 가격과 가치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라", "17장 방어적으로 투자하라"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하워드 막스의 메모는 https://www.oaktreecapital.com/insights/howard-marks-memos에 꾸준히 업데이트되어있으며 모든 메모가 아카이브 되어있다. 이렇게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점이 열려있는 투자가의 자세를 몸소 보여주는 것 같아 매우 멋있다. 진심으로.



지금까지 읽었던 투자 서적 중에 단 한 개만 고를 수 있다면, 단연코 이 책을 선택할 것이다. 수능 서적처럼 딱 떨어지는 답을 제시하지도 않았고 정리되지도 않았지만 온 투자 과정에 적용될 질문거리들을 던져준다. 독서 횟수를 늘릴수록 얻어갈 것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 같은 책, 출퇴근길에 몇 번이고 읽고 싶은 책이다.




 책을 처음 접하게   투자 프로세스와 투자 결정에 대해 고민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회사에서 투자 일을 하다 보면 수많은 정보들이 떠밀려온다. 들으면 혹할 수밖에 없는 투자 포인트나 리스크 관리 방안들. 투자를 해야겠다 싶다가도 신문 기사에서 업황이 안 좋아질 것이라는 몇몇 기사들을 보면 또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검토할 자료만 해도 족히 몇 백 페이지가 넘어가는 걸 어떻게 명료하게 처리할 수 있을지 고민이었다.



 많은 정보를 결국 Yes or No 
귀결시킬  있는 
획일화된 프로세스(공식) 있을까?”



대학생 시절 주식 투자를 할 당시에는 파레토의 20대 80법칙을 참고해 항상 Key Point가 될 수 있는 ‘20’을 찾고 싶었고, 이를 모든 투자에 적용해 지속 가능한 투자 수익을 만들어내고 싶었다. 하지만 '20%'라는 단순화에 빠진 나머지였을까, 알파를 만들어낼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이 책의 첫 장인 '심층적으로 생각하라'를 읽고 난 공식화의 오류에 빠져있던 걸 깨달았다. 투자는 쉽게 단순화가 불가능한 것이었는데 말이다.



심층적으로 생각하라. 2차적 사고



아무리 투자의 대가라 해도 항상 옳을 수는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투자에서 늘 적용 가능한 규칙이란 없기 때문이다. 환경은 통제 불가능하고 상황이 똑같이 반복되는 일은 드물다. 또한 투자자 심리가 시장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많은 변수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신뢰할 수 없다.


경제학과 마찬가지로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는 과학보다 예술에 가깝다. 이처럼 투자가 과학보다는 예술이라는 점에서, 나는 투자를 공식화할 수 있다는 말은 이 책이든 다른 어디에서든 절대로 하지 않는다. 내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 중에 하나는, 일정하고 기계적인 투자 전략보다는 직관적이고 유연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 독특함이 목적 자체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투자에 필요한 사고방식이 될 필요는 있다. 다른 투자자들과 자신을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사고의 내용과 과정이 남달라야 한다.


1차적인 사고는 단순하고 피상적이어서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에 탁월한 성과는 낼 수 없다. 1차적 사고에 필요한 것은 "이 회사의 전망이 밝으니 주가가 오르겠군"처럼 미래에 대한 의견뿐이다. 그러나 2차적 사고는 심오하고 복합적이며 난해하다. 2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결정을 내릴 때 다음과 같이 많은 것들을 계산한다. (...)


 그대로 투자는 예술이다. 단순히 수학 공식처럼 어떤 지표 안에 투자 대상이 들어갔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었다. 자유롭게 그리고 철저하게 생각하며, 하워드 막스가 주장하는 ‘2차적 사고’를 끊임없이 해야만 한다.



투자에서 숫자의 중요성은 그 무엇보다 크지만 논리와 속사정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DSCR 지표가 1 이하면 상환 가능성이 단순히 높다거나 P/E Ratio가 낮은데 매출 성장률이 높다고 해서 수익률이 높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상당 부분 맞지만 이런 부분은 이미 다른 투자자들도 인지하고 있으며, 모두가 알고 있는 것에는 만족할만한 수익률이 나올 수 없다. (물론 이러한 기본적인 수치마저 지나치면 도박에 불과할 것이다.)



결국 이러한 투자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1) 투자 대상에 미친 듯이 공부하고 2) 끊임없이 사고하면서 투자 중 많은 질문들을 던지고, 일지를 기록하고 3) 이를 행동에 옮기며 4) 프로세스를 반복하여 튼튼한 원칙과 전략들을 세워나가야 한다. 투자는 귀찮은 과정의 연속이다. 하지만  생각엔 투자가 도박과 구별되는 포인트는 “과연 제대로  생각을 했는가?”라는 점에서 빡센 공부와 사고 그리고 원칙 설정은 다른 플레이어들에 비해 나를 높은 벽에 앉혀   있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굼뜬 사람은 투자를 못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