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YB Aug 26. 2024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설득 커뮤니케이션 내용 정리

설득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하루종일 하고 있는 의사결정의 대다수는 설득에 의해 이루어진다. 당신이 의식을 하든, 하지 않든 당신은 눈 뜬 순간부터 눈 감는 순간까지 설득을 하고 있고, 동시에 설득을 당하고 있다. 의견이 다른 상대를 원하는 대로 변화시키고자 할 때, 상대로부터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하는 설득뿐만이 아니다. 아침에 눈 떠서 조금 더 잘 것인가, 바로 일어날 것인가 고민하는 찰나의 순간에도 당신은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다. 점심시간에 친구 및 동료와 메뉴를 선택하는 사소한 결정에서도 당신은 설득을 하거나, 설득의 대상이 된다. 눈 뜨자마자 켜는 핸드폰 속에서도 24시간 동안 수많은 알림과 SNS, 콘텐츠들이 무언가를 판매하려고 우리를 유혹하는 설득의 메시지를 보낸다. 집 밖을 나서기 시작하면, 건물에 결려 있는 대형스크린부터, 지하철이나 버스 안의 많은 인쇄광고물, 선거철이라면 끊임없이 퍼붓는 선거공세등 우리의 관심과 주의를 끌어 설득하기 위해 무장된 도심 속을 헤쳐나가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모든 소통 과정이 대부분 설득이라는 큰 개념 속에 속할 정도로, 우리 모두는 설득 속에서 하루종일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설득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명쾌히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당신의 주위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밥을 먹지 않는 아이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부모가 있다. 이때, 선택지는 여러 가지이다. 아이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 어르고 달랠 수도 있고, 야단을 칠 수도 있으며, 윽박을 지르고 강압적으로 먹일 수도 있다. 우리는 다양한 선택지 중에서 강압적인 분위기로 아이를 억압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바람직한 방법이 아님을 알고 있다. 훈육 또한 설득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아이를 올바르게 훈육하기 위해서는 아이를 설득하거나, 아이에게 설득을 당해야만 한다. 여기서 많은 부모들이 이것만 먹으면 주말에 놀이터에 데리고 나간다든지, 좋아하는 장난감을 사준다든지, 요구를 순응하는 것에 대한 대가로 추후의 보상을 약속한다. 위압적인 분위기가 아닌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아이의 부정적인 태도를 변화시키며 협조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이다.


실생활에서 늘 무의식적으로 행하고 있는 설득, 그 메커니즘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우 정교한 이론적 모델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설득은 설득자(전달자)와 수용자 모두에게 상징적인 행위이다. 근본적으로 타인에게 영향을 끼치려고 하는 모든 행위를 설득으로 간주할 수 있으므로, 어쩌면 인플루언서의 본질은 설득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고 논리적이고 때로는 감정적이며 문화적인 근거를 제공하여 특정한 행동을 취하게끔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설득이기 때문이다.


설득이란?

사람의 동기를 미리 정해진 목적에 따라 조작함으로써 사고와 행동을 수정하려는 의식적 시도,
선택에 영향을 주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 브렘벡, 하웰(커뮤니케이션 학자)

"모호함의 자원"을 예술적으로 사용하는 것
- 버크(문화비평가, 이론가)

"언어적 혹은 시각적 상징의 사용을 통해 전달자와 수용자 간 동일의 상태를 공동으로 창조하는 과정"
- 라슨



아리스토텔레스: "아... 설득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인간의 역사는 설득의 역사라고 해도 무방하다.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이 본격적으로 있기 시작할 때부터 설득에 대한 탐구가 활발히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이미 그리스 시대부터 설득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이루어져 왔는데, 이를 수사학이라 부른다. 수사학은 민주주의적 재판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용된 설득의 도구이다. 고대 그리스로마시대에는 주로 설득자의 기술 및 미적인 측면에 관심을 두었다.


인류의 지혜가 축적된 수사학의 역사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인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한 설득은 "어떤 주어진 경우에 상대방이 알아듣도록 이해시키거나 그렇다고 인정하게 하는 수단을 가능한 준수하는 능력"이다. 한 마디로 알아듣도록 말하고 수긍하게 하는 것이 설득이라는 것이다. 그는 설득을 논리=이성(Logos), 감정=정서(Pathos), 전달자의 인격=신뢰도(Ethos)의 3요소로 구분하였다.


이는 로마시대의 키케로가 주장한 설득적 화법의 다섯 가지 요소와도 이어진다.

1. 설득할 주장 및 증거를 발명, 혹은 발견

2. 주장 및 근거 정돈

3. 미적으로 다듬기(멋)

4. 암기

5. 능숙하게 전달

위 다섯 가지 요소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를 포함한다. 성공적인 설득을 위해서는 먼저 로고스를 다져야 한다. 1, 2번 요소가 그것이다. 3번의 미적으로 다듬는 것은 파토스 자극하는 것이다. 외관이 수려한 것은 물론이다. 역사적으로 사람들이 따르는 리더들은 목소리가 낮은 중저음에, 키가 컸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신의 키나 몸무게, 미소, 패션 등 비상징적인 표현을 다루는 것은 물론, 상징적인 표현인 언어를 다듬는 것까지 포함이다. 일단 '멋진 것', '간지'가 나는 것에 사람들은 혹하기 마련이다. 이는 에토스에도 연결이 된다. 4, 5번은 신뢰감 있는 전달을 위해 전달자가 연습해야 할 부분으로 에토스에 포함되는 개념으로 본다. 같은 로마시대의 퀸틸리아누스 또한 설득자는 좋은 발화자이면서도 '훌륭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득 꿀팁!

"설득은 설득하는 대상자와의 공통점에 기초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그래서 설득자는 수용자와의 공통점을 얻기 위해, 수용자의 신념에 대한 특정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즉, 수용자 내면의 상태가 설득자의 의도나 메시지의 내용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수용자와의 공통된 신념을 알게 되면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있는데, 바로 그 유명한 생략삼단논법이다. 생략삼단논법은 설득의 증명과정에서 주요한 전제가 수용자에 의해 제공되는 주장 형태를 의미한다. 즉, 나의 입을 통해 주장하지 않고도 내가 원하는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전제를 상대방으로부터 이끌어내는 것이다. 때문에 설득을 위해서는 상대를 분석하여 상대가 가진 공통점을 알아내고 그것을 주요 전제로서 생략삼단논법에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문화평론가 버크 또한 수용자들이 설득자가 사용하는 언어가 그들 자신의 언어라고 느끼는 정도가 내적인 동기를 움직이는 감정적 설득수단인 '동일시'를 느끼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보았다.


소비자를 설득해야 하는 마케팅에서 중요한 용어인 FFP가 위에서 설명하는 것의 한 예시라고 볼 수 있다. 소비자에게 구매하도록 설득하는 과정에서, 대다수의 기업은 사람들이 의례 그러하듯 자신의 수단과 메시지를 끊임없이 다듬고 수정해 나간다. 끊임없이 제품을 만들고 나서야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대로 자신의 콘텐츠를 수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리스크와 비용이 크게 든다. 그러나 설득하는 대상을 정확히 파악했다면, 즉, 수용자의 니즈와 요구를 정확히 분석했다면 그들을 설득시키는 과정은 훨씬 효과적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얘기한 대로 소비자(수용자)의 신념과 내면을 분석하는 데에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할 것이다.


당신이 만약 타겟팅하는 대상이 동일시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대로 그 대상과의 공통점의 개념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이루어 낼 수 만있다면, 당신은 당신의 필요성을 주장하지 않아도 된다. 당신이 무엇을 마케팅하던 그 첫 번째가 되는 전제, 즉, 당신이 주장하는 "제품의 필요성"을 당신의 입이 아닌 소비자의 입에서 먼저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이거 안 파세요?"


오늘날에는 그 공통점의 개념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인스타, 유튜브 등의 SNS를 통해 이루어진다. SNS는 말하자면 자기소개, 포트폴리오 증명뿐 아니라 상대방과의 상호 교류, 라포 형성을 이끌어내는 주요한 설득 수단이다. 설득이란 결국 한 사람이 다른 여러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형태이기 때문에 앞서 언급했듯, 인플루언서의 본질은 설득자이다.


당신의 팔로워들에게 당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하려면 당신의 콘텐츠에는 지속적으로 당신이 설계하는 분명한 목표와 지향점이 담겨 있어야 한다. 당신은 팔로워들의 머릿속에 끊임없이 당신의 최종적인 목표에 대한 그림을 그려주어야 한다. 당신의 의도와 당신이 다루는 주제를 어떻게 밝힐 것인지 알려주고, 팔로워들에게 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참고)

설득 커뮤니케이션. 이은택, 김활빈 공저


잘 키운 스레드 하나, 퇴사 후 40일 만에 연봉을 벌어주다

https://maily.so/lecor.amob/posts/2cc22c39


작가의 이전글 세상은 나 없이도 잘 돌아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