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j Apr 29. 2023

PM에게 소통이란?

매일 새로운 소통을 경험하는 PM의 비애

PM에게 반드시 필요한 능력은 어떤 게 있을까?
논리적 사고? 기획에 대한 지식? 개발에 대한 지식? IT 업계의 용어들?
아니, 소통 능력이다. 소통하지 못하는 PM은 필연적으로 불행해지는 법
이번에는 "가볍게" 내가 고민하고 있는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1. PM에게 소통이란?

자로고 PM, 즉 Product Manager가 하나의 프로젝트를 할 때 소통해야 하는 사람들은 과연 몇 명일까? 정말 작게 생각해 보면 최소 3명과의 소통이 필요하다. 디자이너, 백엔드 개발자, 프론트엔드 개발자 각 1명씩만 소통을 하면 3명이 된다. 물론, 디자인이 필요 없는 경우에는 백엔드 개발자 한 명 하고만 이야기하면 되지만 통상적으로는 최소 3명의 사람과 소통을 하게 된다. 하지만 과연.. 3명만 하면 될까?


자고로 PM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고객과의 소통 시간이 필요하다. 고객들이 어떤 걸 원할까? 에 대한 고민이 근본적으로 시작 단계에 있어야 하고, 그건 고객들이 아는 니즈이든 아직 모르는 니즈이든 상관없이 고객과의 소통을 하며 찾아가게 된다. 예를 들어, 설문조사를 분석하거나 UT, 또는 퍼널 중 유난히 눈에 띄게 낮은 데이터를 보이는 등등 고객들과 소통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럼, 나름의 방법들로 찾은 고객들과의 소통 후에는 어떤 게 남아있을까?


우선, 진행하려고 하는 프로젝트의 당위성을 인지시켜야 한다. 나의 경우에는 팀장님인 PO, 셀원들 (디자이너와 개발자 분들)이 그 대상이다. 프로젝트를 하기로 결정이 나면? 이제 본격적인 소통의 장이 이뤄진다. 이 프로젝트로 인해 영향을 받을 유관부서, 그리고 이 프로젝트에 대한 니즈를 공유하여 요구사항을 수집해야 하는 유관부서, PO, 리드, 셀원들, 심지어 다른 PM들까지 소통을 진행하며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기획이 완료되면 디자이너와 한번 더 소통하여 최선의 UX UI 플로우를 설계하고, QA 엔지니어와 구멍을 다시 메꾸며 이후에는 개발자 분들께 한번 더 세세하게 전달하며 기획 사항들이 실현이 된다. 그러면 개발자분들과 소통하면 이제 끝일까? 아니다. 이 프로젝트의 개발 과정, QA, 배포, 모니터링까지 기획 논의를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과 한번 더 소통해야 한다.


나는 정말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과 소통하는 걸 좋아하지만 가끔 이 모든 순간들이 버거워질 때가 있다. 끊임없이 논의하고 공유하고 공지하고 다시 논의하는 것을 반복하는 업무가 새롭고 재밌을 때가 많지만, 때로는 너무 지쳐 세상과 단절하고 싶은 순간이 오곤 한다.


2. 소통하기 힘든 순간

단연 첫 번째로 소통하기 힘든 순간은, 앵무새가 되어 반복적으로 똑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할 때이다. 내가 PM이 된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과 계속 관계하며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나간다는 것이 너무 즐겁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종 프로젝트에 대한 나와 다른 사람들의 온도가 다른 경우에 부딪히고는 한다. 특히 유관부서와 소통하는 경우, 아무리 자주, 그리고 자세히 말해도 또 질문하는 순간이 있다. 당연히 나의 업무는 프로젝트를 완성시키는 것이고, 기획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나와 똑같은 깊이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가끔 힘이 빠지는 건 정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두 번째로 힘든 소통은, 나의 불완전함이 드러나거나 내가 잘 챙기지 못한 것들이 드러나 소통해야 하는 순간이다. 나 혼자 생각하고 고민하여 "완벽한 기획"은 절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나의 단점 중 하나는 내가 일을 잘 못하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자책한다는 것이다. 즉, 기획이 실현되는 과정에서 구멍들을 메꾸는 소통을 진행할 때 처음에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방어적으로 대처하곤 했다. 물론 지금은 많이 나아지고 구멍이 보이는 순간 인정하고 다시 소통을 하는 것에 익숙해졌지만, 그러기 위해 나 자신을 많이 단련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더 많겠지만, 글이 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마지막으로 소통이 힘든 순간을 생각해 보면, 나도 이해가 되지 않는 사항을 설득시켜야 할 때이다. 나는 나의 일만 생각하기 때문에 넓은 관점에서 해야 하는 일들이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왜 이걸 지금 이 시기에 해야 하지?"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하지만 나는 PM이고,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도 모두의 동기부여를 위해 '하고 싶은 일'인척 해야 할 때가 있다. 정말 이럴 때는 나의 모든 긍정적인 면모를 꺼내어 밝게 전달하지만, 들킬 때가 있다. 그럼에도 상냥하고 능력 좋은 우리 셀원들은 너그럽게 받아들여주지만, 어쩔 수 없이 머쓱한 순간들이 오곤 한다.


그 외에도 일정을 재촉하고, 부담 줘야 하는 상황 등등 내가 어려워하는 소통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건 PM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굳이 따지자면 "힘든" 소통에 들어가지는 않는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매번 새롭고 힘든 소통을 마주하면서도 PM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과정이 끝나고 난 후 뿌듯함 때문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일을 할수록 힘들지만, 그 모든 사람들과 함께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완성했을 때 오는 성취감이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통을 하면 할수록 내가 성장한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러 사람들과 다양한 상황에서 소통하며 성공시킨 일 하나하나가 나의 다음 스텝, 그리고 다음 기획의 실수를 방지해 주는 걸 경험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나는 소통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었다. 물론 나의 소통 능력이 떨어졌다거나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소통함에 있어서 배움은 끝이 없겠다는 생각이 추가되었다. 그냥 내가 말을 좀 잘하고, 공감을 좀 잘하는 수준이 아니라 업무를 원활하게 "잘" 하기 위해서는 절대 자만하지 않고 꼼꼼하게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쉽고 정확한 소통 능력을 의식적으로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절주절 말이 많았지만, 이번 글은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라기보다는 대나무숲 같이 "으아아아아아아아!!!" 하면서 쓴 글이다. 공감이 조금이라도 되고, 또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라는 위로가 되는 글이었으면 좋겠는 마음과 함께.. 다음 글은 내가 진행한 프로젝트 중 하나를 들고 와서 함께 나눠봐야겠다 >_<!

(항상.. 글의 끝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ㅠㅠ 뿅..!)

작가의 이전글 뚱땅뚱땅 A/B 테스트 진행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