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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우진 Jan 20. 2018

[1987]의 비둘기와 [영웅본색]

영화 [1987]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은 김정남이 숨어 있던 교회로 들이닥친 김윤석 일당이 벌이는 추격전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역사 다큐멘터리의 입장을 취하던 [1987]에서 이 장면만큼은 유일하게 극적인 재미를 위해 가상으로 설계된 장면인데, 그래서인지 액션 영화처럼 찍혔다. 특히 같은 시간 명동성당에서 진실이 폭로되던 그 때 울리는 교회 종소리, 선글라스를 낀 '악당' 김윤석의 표정, 스테인드글라스의 영적인 색감과 날아오르는 비둘기, 그리고 스텝프린팅... 그야말로 오우삼의 [영웅본색]이 겹쳐지는 순간.

[영웅본색]은 1987년 5월, 한국에서 개봉했다. 그때로부터 전과 다른, 새로운 영화 키드들이 생겼다고 본다. 나는 그들이 2000년 이후 한국 영화(또한 음악, 광고, 방송, 잡지 등 대부분의 대중문화 판)에서 뉴웨이브를 형성했다고도 생각한다. 물론, 장준환 감독도 그 중 하나. 


이 영화의 서사가 '1987년'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모멘텀에 대한 헌사라면, 이 장면만큼은 그 1987년에 대한 영화적인 오마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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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한 이 기사는 참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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