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앤드류 포터, Andrew Porter
양자역학이 핫(Hot)하다. 박스오피스 1위인 영화 “오펜하이머”를 보면 양자역학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러나 양자역학에 대해 유튜브나 책을 봐도 이해하기가 어렵다. 물으면 시원스레 이야기해 주는 사람도 없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양자역학은 분자, 원자, 전자, 소립자 등 미시적 세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경험해보지 않은 기이한 사건이라 해도 발생확률이 0이 아닌 이상 반드시 일어난다는 비결정론적 생각에 기초한다.
소설의 주인공인 노교수 로버트와 여학생 해더의 만남은 기말고사시험에서 이루어졌다. 교수는 양자역학으로 유명한 폴 디랙의 방정식을 시험문제로 낸다. 해더는 유일하게 풀이를 쓰고 답안지를 제출한다. 물론 틀린 답이지만…. 교수는 해더를 자신의 아파트로 초대한다.
해더의 질문에 교수 자신도 어려워하는 문제를 낸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자만심은 물리학자에게 가장 큰 방해물이다. 왜냐하면 뭔가를 이해했다고 하는 순간 더 이상의 발전을 없기 때문이다.” “젊어서는 도전한다. 그러나 나이 들면 피곤하다. 그리고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사고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로버트와 데이트는 계속된다. “전함 포템킨”도 보고. 그와 있을 때 해더는 편안함을 느낀다.
해더는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가 있다. 의대생이고 수영선수이고 잘 생겼다. 처음부터 그를 사랑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와 결혼하면 평생을 같이하고 불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치 의사의 아내였던 어머니처럼.
어느덧 해더는 로버트와 콜린 둘 모두를 사랑하게 된다.
어느 날 로버트와 해더가 술집에서 데이트를 하고 있을 때 콜린이 둘을 발견한다. 해더는 로버트와 결별하기로 한다. 이후 해더는 콜린과 결혼한다.
해더는 우울증에 서서히 걸리기 시작한다. 삶을 체념하듯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콜린의 아내로서 삶을 살아간다. 훗날 다른 사람이 자신을 온전히 채워 줄 수도 구원할 수도 없음을 알게 된다. 로버트와 콜린은 각각 그 크기만큼 해더의 중요한 일부를 채워 주었을 뿐이다.
나는 아직도 왜 소설제목이 빛과 물질에 대한 이론인지 모르겠다. 다만 추측해 볼 뿐이다. 콜린과 결별하고 로버트를 선택한다면 그 결정이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지 불확실하다. 로버트가 가르치는 양자역학처럼. 결국 해더는 콜린을 선택했다. 어머니의 길이다. 해더는 어릴 때부터 그 삶을 보아왔고 경험했다. 의사아내의 삶은 누가 보더라도 안정적이다. 선택에 대한 답이 예측 가능하다. 양자역학 이전 고전물리학처럼.
그러나 해더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행복하지 않다. 삶을 체념하고 받아들이며 산다. 자신의 선택에 대한 답이 보이는 지금 예전에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던 로버트를 기억한다.
로버트는 해더를 그녀 자신보다 더 잘 이해했다.
세월이 한참 지난 후 그녀의 선택에 대해 로버트에게 묻는다면 그는 다시 똑같이 답할지 모른다. 해더가 자신의 기말고사 답안지 풀이에 대해 물어봤을 때처럼.
“제가 방향을 올바로 잡긴 했나요?”
“솔직히 말하면 근처에도 못 갔어요.” 그리고 그는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