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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기 Sep 24. 2021

평양냉면 기록하기

바람이 슬슬 차가워진다. 날이 추워지고 메밀이 나오면 늘 평양냉면이 생각난다. 여름에 먹는 평양냉면은 뭔가 늘 아쉬웠기에 날이 추워지길 기다리는 하나의 이유가 된다. 평양냉면을 먹을 줄 아는 미식가인 척은 아니지만  언제나 늘 쉽게 근방에서 먹을 수 있지 않아서 먹을 때마다 사진으로 기록하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친구와 함께 소주 한 잔 하면서 음식 겸 안주 겸 먹는 순간을 좋아한다.


오류동 평양냉면, 서울특별시 구로구 오류1동 13-55


나는 평양냉면을 찾아다닌다. 맛이 이렇다 저렇다 할 정도로 예민한 혀는 아니지만 분명 가게마다 다른 맛임은 분명하다. 나의 첫 평양냉면은 오류동 평양냉면이다. 기억에 동치미맛이 남아있다. 시장 부근에 숨어있는 첫 기억.


을밀대, 서울특별시 마포구 염리동 147-6


독특한 굵기의 면이 인상적이다. 가게 뒤편으로 들어가면 좌식으로 냉면을 즐길 수 있는데 오래된 시골집으로 초대받은 기분이 든다. 양지탕밥 역시 상당한 내공이다.


필동면옥, 서울특별시 중구 필동 3가 1-5


5년 연속 미쉘린 가이드에 선정된 집으로 인기가 많다. 소와 돼지고기 맛이 모두 나 육향이 꽤 있던 걸로 기억한다. 고춧가루가 기본적으로 뿌려져 나오는데 그 양이 그리 일정하지 않은 듯하다. 제육과 소스가 궁합이 좋다.


우주옥,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 224-6


최근에 경험한 가게다. 모던한 인테리어에 눈길이 간다. 소금, 간장으로 낸 육수 중 하날 골라야 한다. 곡향 깊게 들어오는 면이 인상적이고 수비드로 익힌 듯한 고명까지 다른 가게에서 찾을 수 없는 매력들이 있는 곳이다.


해민면옥, 인천광역시 부평구 부평동 212-24


집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평양냉면. 근방 시장을 찾는 많은 어르신들의 플레이스 같은 분위기를 뽐낸다. 멀리 나가지 않아서도 좋지만 탄탄한 맛의 냉면으로 자주 방문하게 된다.


진미평양냉면,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2동 학동로 305-3


개인적으로 맛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큰 집. 조금 추워질 때부터 면도, 육수도 입에 감긴다. 다만 테이블 간격이 좁고 만석일 때의 시끌벅적함은 감수해야 한다. 언젠가는 이곳에서 어복쟁반을 먹어보리라.


을지면옥,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동 충무로 14길 2-1


반대로 이곳은 유명세에 비해 인상적이지 못한 기억이다. 물론 날씨와 온도에 영향을 많이 받는 음식이란 걸 알지만 면과 육수 어디에서도 만족하지 못했다. 날이 추울 때 다시 한번 방문해보려 한다.


정인면옥, 경기도 광명시 광명동 목감로 268번 길 27-1


이곳을 방문한지는 정말 오래되었다. 주변부에 들를 일이 없기에 그런 점이 크다. 아마도 동네 주민들에게 더 사랑받는 집이지 않을까. 여의도 정인면옥의 원조니, 주인이 바뀌었니 하는 이야기들은 잘 모르겠지만 친구와 조용히 한 잔 하며 먹기에 좋았다.


평양면옥, 서울특별시 중구 장충동 장충단로 207


이곳은 손님들의 포스가 상당하다. 정장에 중절모를 쓰신 중년의 어르신들이 고향생각을 냉면으로 달래던 모습이 아련했다. 굉장히 심심하게 들어오는 육수로 기억한다. 서빙하시는 분들의 신속함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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