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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kipedia Sep 26. 2015

이방만남_ 산악부 청년, 지군 #1

EP#9_1 룸비니에서 우연히 전해 들은 산악부 청년

룸비니의 꺼지지 않는 '평화의 불꽃'


'불교에서는 현세에서 스치기만 해도 전생에 인연이다'라고 하는 말이 있다.  그때가 아마 네팔 카트만두에서 인도 국경을 넘어가는 시점이었을 것이다. 근한 달을 넘게 여행을 해서인지 몸이 많이 고단했던 터였다. 내가 네팔에서 마직막으로 도착한 곳은 석가모니의 탄생지이자 국경도시 룸비니, 이 곳은 불교 성지답게 고요했고 적막했다. 신기하게 이곳은 전 세계 각국의 문화를 담은 불교 사찰들이 모여있었는데 저마다의 불교 건축양식으로 지어져 있었다. 한국 사찰은 한국답게 그 땅에서 가장 높게 크게 콘크리트로 들이 부어 지은 건축물이었다. 자국민에게 싸게 방을 내어주는 이곳 한국 사찰에서 묵게 되었다. 인연의 시작이었다.


 사람 소리 없이 새소리와 풍경소리만 잔잔한 사찰에서 나의 여행 중에 쌓였던 잡음들은 유난하게 크게 들려왔고 내 안의 어디선가의 뭔지 모를 싱숭생숭함을 느끼고 있었다. 마치 시련당한 사람의 기분이랄까? 무언가 가득히 있다가 빠져나간 엄청나게 허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방안에서  하릴없이 앉아 있는데 숙소로 한 분의 아저씨가 들어오셨다. 방은 침대 없이 넓은 찜질방의 구조였는데 사람이 없는 시기라 아저씨와 나 둘 뿐이었다. 방 안에는 등도 없이 낮은 스탠드로만 불을 밝히고 있었다. 아저씨와 나는 자연스레 몇 가지의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이 아저씨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아저씨는 한국에서 학원 사업을 하시고 계신데 부인과의 법적인 이별을 겪으시고 그 밖의 많은 심란함을 겪으시고 불교를 통해 심신의 안정을 얻고자 교리 수업을 받다가 이 곳 불교 성지까지 오게 되었다고 하셨다. 아저씨가 내게 나의 여행의 목적이 뭐냐고 물었을 때 나는 ‘저를 찾고 싶고 제가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 방향성을 찾고 싶다’고말했다. 하지만 아저씨는 여행을 통해서 오히려 자신을 잊고 지내보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네팔룸비니의 전경
룸비니 한국절 대상석가사 (출-http://blog.daum.net/samlee/7353921)

 

 우리의 이야기가 깊어지다가 아저씨가 나를 보니 얼마 전 이 방에서 또 묵고 갔던 한 청년이 생각나신다며 말씀을 이어가셨다. 그 청년은 산악부 소속 대학생인데 나와 비슷한 또래이며 안나푸르나를 혼자 등반하다 죽을 고비를 넘길 만큼 용기로 똘똘 뭉친 청년이 있었다고 전해주셨다. 그리고 요즘 청년들과 보기 드물게 생각이 참 깊고 성실하고 얼굴도 잘 생기고 하다며 내게 막 자랑을 하시는 게 아닌가? 나는 처음에 뭐지 싶었지만 아저씨가 그 청년을 참 그리워하시는 것 같아 이야기를 재밌게 듣게 되었다. 끝으로 아저씨는 그 청년을 내가 꼭 만나서 이야기 나눠보면 참 좋을 것 같다고 하셨고 여행 중에는 사람이라는 게 어떻게  될지 모르니 만날 수도 있게 되는 거 아니냐며 뜬구름을 잡는말을 계속 하시면서 내게 말하셨다. 아저씨는 즐거워 보이셨다. 


아~재욱청년이 그 청년 꼭 만나봤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그 청년이 XX대 산악부 소속 이랬어~ 한번 찾아봐

못 만나려나? 못 만나겠지~ 아니야~ 여행 중에 우연히

만날 수도 있지, 인연이란 그런 거니까 허허허


: 그분 이름이 뭔데요? 혹시 아세요?

아니 모르지~ 기억이 안 나네~


 다음날 아저씨와의 만남을 뒤로 한채 그리고 국경을 또 넘어서 알지도 못하는 길을 또 가야하난다는 부담감에 어제 나눈 대화는 까마득히 잊고선 다음 행선지로 출발했다.  룸비니는 고요했지만 내 마음은 요동쳤었기 때문에 이 곳이 내게 편하지만은 않았다. 차라리 덥고 복잡하고 시끄러운 곳으로 가서 정신이 없는 것이 내 마음에 잊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네팔과 인도의 국경선에 도착하였고 몇 가지 수속을 밟아 국경을 넘을 수 있었다. 이제 인도다. 이제 나는 바라나시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꼬락 뿌르로 향했다. 




다음 편에 계속



네팔과 인도 국경선
바라나시를 가기 위한 꼬락뿌르 기차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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