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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lfynina Feb 13. 2023

[르누아르] 행복을 전하고자 한 화가

르누아르의 작품세계 : 아름다움과 행복을 추구하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PIERRE-AUGUSTE RENOIR
1841~ 1919



사진기의 등장으로 화가들에게 실제 보이는 것을 그림에 그대로 옮기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졌다. 또한 튜브 물감의 보편화로 아틀리에 안에서만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닌 야외에서 스케치와 채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외광 회화가 가능해졌다. 심지어 열차와 철도의 발달으로 아름다운 자연을 찾아 쉽게 이동하여 원하는 풍경을 화폭에 담을 수 있었다. 그래서 여러 화가들은 함께 야외에서 작품활동을 하기 시작했으며 같은 풍경을 각자의 스타일과 관점으로 그린 작품들이 여럿 남아있다.

르누아르는 항상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생기 가득한 그림들을 그리고자 했다. 그는 평소에도 불쾌한 것들이 많은 이 세상에서 굳이 아름답지 않은 것들을 그릴 필요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그림은 즐겁고 아름다운 것이자 영혼을 씻어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림이란 즐겁고 유쾌하며 예쁜 것이어야 한다.”
A Picture should be something joyful, pleasant, and beautiful
-오귀스트 르누아르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  Le Moulin de la Galette>, Oil on canvas, 1876


파리 북쪽 변두리에 위치한 몽마르뜨 언덕에는 당시 가난한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 살았다.

이 언덕에 위치한 물랭 드 라 갈레트는 갈레트 빵을 팔던 제분소였지만 주말에는 사람들이 모여 춤을 추는 무도회장이 되었다. 르누아르는 이러한 풍경을 화폭에 담고자 1년이 넘게 이곳을 방문하여 많은 스케치와 습작을 남겼다.

그림에서는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빛을 세밀하게 표현하고자했기에 얼굴과 옷에는 얼룩이 진 것처럼 드러나있다.  명암을 어두운 색을 사용하여 표현하기보다는 색의 미세한 밝기차이로 표현해서 부드러운 느낌이 든다.

그림의 구성을 보면 오른쪽 하단에 두 여인의 모습을 통해 무게감을 느낄 수 있고, 왼쪽에는 감상자와 눈을 마주치는 인물을 그려넣어 중심을 잡았다.


<보트 파티에서의 점심  Luncheon of the Boating Party>, Oil on canvas, 1879


날씨 좋은 날 경치 좋은 곳에서의 인물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을 그린 이 작품을 통해 인생의 기쁨과 행복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르누아르의 지인이자 친구들이다. 특히 왼쪽 하단의 강아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고있는 여인은 그의 아내가 된 알린이다.  이 그림에서 뿐만 아니라 많은 르누아르의 작품에서 알린은 모델로 등장한다.


<두 자매, Two sisters), Oil on canvas, 1881



어린 아이들이나 여인의 모습을 그리기 좋아했던 르누아르는 통통한 볼과 불그스레한 뺨을 통해 행복하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담고자 했다.


“만약 신이 여성을 창조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화가가 되었을지 잘 모르겠다.”
If God had not created women, I would not become an artist.

-오귀스트 르누아르


<우산, The umbrellas>,  Oil on canvas, 1886


이탈리아 여행을 기점으로 그의 작품은 조금의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여러 명작을 남기며 부와 명성을 얻은 그는 알린과 함께 이탈리아 여행을 하다 라파엘로의 작품들을 보고 감명받는다. 르누아르는 여행 이후 고전주의에 대해 탐구하고 윤곽선과 그림의 구조를 파악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과정 이후 그려진 작품이 바로 이것이다.

기존의 그림과 달리 윤곽선과 형태가 명확해지고, 부드러운 느낌보다는 좀 더 단단해진 느낌을 준다.




그는 이후 더욱 풍부하고 성숙한 작품을 그려냈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이라는 시련이 찾아온다. 당시에는 치료법이 없어 그는 손가락 관절에 극심한 고통을 참으며 붓을 손가락에 끼워 묶은 채로 작품활동을 이어나갔다. 이 때의 그림은 붓터치는 짧고 투박해졌지만 색을 섬세하게 활용하여 삶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

그에게 닥친 시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두 아들은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심각한 부상을 입고, 아내 알린 마저 세상을 떠나 그는 상당한 우울감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그는 작품활동을 이어 갔고 그는 5000점이 넘는 작품 중 800 점을 이 시기에 그렸다고 한다.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남는다”
-오귀스트 르누아르가 앙리 마티스에게


삶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세상의 아름답고 행복한 면들을 보여주고자 한 르누아르는 슬픈 그림을 그린 적이 없는 거의 유일한 화가로 꼽힌다. 르누아르는 우리로 하여금 그림을 볼 때 만큼은 현실으로부터 벗어나 편안함과 여유, 아름다움, 행복을 느끼게 하고자 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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