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힘

2026. 2. 2

by 지홀

독후감은 써봤어도 서평을 써 본 적 없다. 처음 류귀복 작가님의 글을 읽고 독후감을 쓰면 되겠다고 생각해 손을 번쩍 들었다. 책을 읽은 후 독후감을 쓰려다가 다시 한번 게시글을 봤다. 언제까지 글을 올려야 하는지, 어디에 올려야 하는지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그런데 '서평'이라고 쓰여있다. 흠... 서평은 어떻게 쓰는 거지?


류귀복 작가님 덕분에 서평을 처음 써본다.

이 책의 저자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다. 이십 대 어린 나이에 벨기에인 남자를 따라 덜컥 낯선 땅에서 살게 되었지만, 결코 움츠러들지 않았다. 자신만의 당당한 방식으로 그 사회의 일원으로 어엿하게 자리를 잡았다. 대개 국제결혼으로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 갔을 때, 남편만 바라보며 사는 경우가 많다. 언어장벽을 깨지 못해 나중에는 자녀와도 소통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는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치열하게 부딪혔다. 그녀가 그렇게 할 수 있던 원동력은 '사랑'의 마음을 품었기 때문이라고 나는 믿는다.


개인적 경험에 비춰볼 때 자존감은 자라온 환경, 현재 처한 환경 등의 영향을 받는다. 원래 높은 사람이 있는 반면 낮은 사람이 있고 어떤 때는 높다가 어떤 때는 바닥일 때가 있다. 원래 높은 사람은 잠깐 바닥을 찍더라도 회복력이 좋아 금세 다시 살아난다. 그 반대의 사람은 잠시 높더라도 곧 다시 내려갈 때가 많다. 높은 상태를 유지하려면 마음 수양(독서, 음악, 운동, 취미활동 등을 통해)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이미 충분히 사랑받고 자란 사람이라서 타인의 시선에 위축되지 않는, 자존감 높은 사람이다. 자신의 가능성을 믿는다. 부모에게 받은 사랑을 기저에 깔고, 남편과 주고받은 애정을 그 위에 차곡차곡 쌓은, 사랑이 충만한 사람이다. 저자가 책을 쓴 이유가 치매에 걸렸을 때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되새기기 위해서라는 조금은 엉뚱한 이유를 댔지만, 그 또한 자신을 사랑하기에 할 수 있는 생각일 것이다. 그리고 자녀를 사랑하기에 그 사회에서 동양인 엄마로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한다.


작년에 "우리들의 발라드"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였는데 지원자 중 한 명의 엄마가 카자흐스탄 사람이다. 그 지원자는 엄마와 얽힌 일화를 들려줬다. "어렸을 때 엄마가 한국어로 동화책을 읽어주셨는데, 엄마가 그렇게 한국어를 잘하게 된 이유는 자신의 한국어 발음이 어눌하면 아이들이 학교에서 놀림을 당할까 봐 염려되어서였다"라는 것이다. 그 얘기처럼, 저자가 네덜란드어와 프랑스어를 열심히 공부한 이유 중 하나는 분명 자녀들을 향한 사랑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그녀가 벨기에 시민권을 받지 않고 한국 국적을 유지하는 것 또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한국인으로 살아온 시간을 쉽게 저버리지 못하는 그 마음이 공감된다.


이 책은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이어도 의지만 있다면, 노력하면 '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자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네가 바라는 것을 이룰 수 있어. 너의 인생은 온전히 네 것이야."

자신의 성공 경험이 그런 말을 자신 있게 할 수 있도록 만들었겠지만, 나는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라고 본다.


책이 술술 잘 읽힌다. 읽는 내내 유쾌, 상쾌했다. 의지의 한국인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하는 마음이 들었다. 어렵지만 하고 싶은 건 도전해 보는 거다. 아마추어 배우 생활 10년을 기념하여 올해는 무대에 서보려고 한다. 그 전초전으로 극단의 월례 페스티벌 시간에 발표 신청을 했다. 오랜만에 대사를 외우려니 잘 외워지지 않고, 사람들 앞에 서려니 떨린다. 1인극 20분 발표를 위해 스무 시간 가까이 연습 중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족하다. 지금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하자는 마음뿐이다. 발표하겠다고 했으니 뒤로 물릴 수는 없다. 책 제목처럼 "노빠꾸"다.


서평을 쓰겠다고 손을 들었기에 처음이지만 뒤로 물리지 않고 일단 썼다. 이 글을 읽은 분들이 송영인 님의 "노빠꾸 상여자의 벨기에 생존기"를 읽고 싶은 마음이 들기를 바란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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