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3. 31
일요일까지만 해도 어떤 낌새도 눈치채지 못했다. 토요일에 손기정 문화도서관에 갔을 때 목련이 핀 것을 봤지만, 우리 동네에는 꽃이 피어있지 않았다. 월요일 저녁, 극단 연습실로 가는 길에 성북천에 피어난 벚꽃을 봤다. '말도 안 돼' 벚꽃나무가 앙상하게 가지만 남아있었는데 언제 핀 건지 기이할 정도였다.
연극 연습을 끝내고 집으로 가는 길에 개나리, 철쭉, 목련이 눈에 들어왔다.
'아, 내가 주변을 돌아보지 않았구나'
분명, 개나리와 목련은 벚꽃보다 일찍 피었을 텐데 눈여겨보지 않아 몰랐다.
류귀복 작가의 세 번째 책인 ≪태어난 김에, 책 쓰기≫를 읽었다. 브런치 글을 속도감 있게 후루룩 읽었는데 책도 그랬다. 이 책은 '비전공자를 위한 출간 안내서' 부제가 딱 맞는 책이다. 글 쓰는 책을 몇 권 읽으면서 주의사항, 알아야 할 내용을 하나씩 배우는 중인데 이 책에서도 배울 점이 한두 개가 아니다. 특히 문장 말미를 다르게 끝내는 방법은 신박했다. 독서하면서 의식해 본 적 없던 부분이다. '같은 단어를 반복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내용만 알고 있었는데 문장 말미까지 다르게 써보니 확실히 리듬감이 더 살아난다.
이 책에는 사소해 보이지만 출간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가득하다. 글쓰기의 기본기부터 투고요령, 출판사 연락처 모으는 방법, 책 파는 노하우까지. 나도 2024년에 초고를 완성하여 출판사 수십 군데에 보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책에 있는 것처럼 불특정다수에게 보내듯 복붙 수준으로 투고했기 때문이다. (물론 글 수준, 내용의 참신성, 독특성 등 영향을 미친 사항은 무수히 많을 테다)
노트북 앞에 착수하고 앉을 시간이 없을 때 휴대폰으로 쓰는 편이다. 브런치는 글쓰기 창이 있어 바로 작성하기 편리하다. 작가는 '네이버 메모'를 애용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글자 수를 확인할 수 있다니 분량 파악하기 수월할 것 같아 솔깃했다. 당장 네이버 메모를 열었다. 어머나! 저장해 놓은 메모가 꽤 된다. 까마득히 잊었던 것들을 되찾았다.
"기획은 독하게
글쓰기는 즐겁게
투고는 끈질기게
출간은 간절하게"
작가의 이 말은 출간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을 독려하는 안성맞춤 말이다. 그의 브런치 글에서도 독하고 즐겁고 끈질기고 간절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부지런하게 열심히 하는 사람을 당해낼 수 없음을 인정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처럼, 그의 간절함이 내게도 전달된 듯하다. 자발적으로 책 읽은 소감을 적고 있으니. 세상에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가 있는데, 류귀복 작가도 그렇다. 그의 자화자찬은 하나도 밉지 않다. 브런치의 수많은 작가들과 한 명, 한 명 진심을 다해 교류하는 모습은 감동이다. 그의 책이 스테디셀러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