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큰 세상을 경험해보려고 합니다.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은 꿈꾸는 일이죠, 퇴사.
그 어려운 걸... 제가 해냈습니다. (자랑)
최종적으로 퇴사를 한 지금은 가볍게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몇 년 전부터 고민했고, 최근 몇 개월간은 정말 수없이 매일같이 고민했는데 마지막까지도 흔들리는 게 사람 마음이더라고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시작했던 회사생활, 짧다면 짧은- 길다면 긴 7년 4개월의 회사생활.
26살, 또래 친구들은 이제 막 취업 전선에 뛰어들거나 취업에 성공했다는 글을 SNS에 올리곤 하는데-
저는 남들 다 입사를 할 때, 돌연 퇴사를 선택하게 되었네요.
7년의 회사생활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행복했던 일들도, 즐거웠던 일들도, 그리고 힘들었던 일들도.
사직원을 제출할 때에도 기분이 참 이상했는데, 회사에 마지막으로 출근하던 날은 정말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모든 것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좋아했던 회사 분들을 더 이상 자주 보지 못 할 것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복잡 미묘했습니다.
"남들은 다 들어가고 싶은 회사인데...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진 않아"
퇴사를 결심한 뒤 꽤 많은 분들께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남들은 다 들어가고 싶어 하는 회사다, 신의 직장 아니냐, 요즘 취업시장이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 후회할 거다. 등등등
물론, 퇴사를 한 지금 마음이 편안하기만 하진 않습니다.
초등학교를 입학한 후 현재까지 단 한 번도 울타리가 없었던 적이 없었는데, 이제는 정말 '백수'이니까요.
이제는 오롯이 모든 것이 저로 시작해서 저로 끝나게 되고, 모든 결정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저' 스스로 책임져야 하겠지요.
하지만 저는 자존감이 높은 건지, 아니면 자만감인 건지- 저는 우리 회사가 아닌 그 어떤 곳을 가더라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그 확신을 바탕으로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어요. 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면 퇴사를 하겠다는 용기 역시 낼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매일 고정적인 시간에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는 것보다는 자유롭게 제 시간을 운용하며 보내고 싶었고, 매일 사무실 모니터만 바라보며 반복적인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제 재능, 제 능력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즐거운 일들을 해내고 싶었습니다.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 좋은 복지, 좋은 회사분들, 확실한 워라밸.
더 이상 '우리 회사'라고 부를 수도 없는 전 직장일 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우리 회사,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삶을 살다 보니 자꾸 현재에 안주하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계속 회사를 다니면 분명 저는 정년퇴직까지 안정적이고, 어찌 보면 평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겠지만, 참 재미없겠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제 인생의 모토가 도전인데,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회사가 도전이 없는 공간이다 보니 재미를 못 느끼게 되고, 번아웃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더 큰 사람이 되고 싶어 퇴사를 했습니다.
조금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조금 더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고, 조금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얼마 전 들었던 한 강의에서 강사분께서 말씀하시더라고요. 결국 인간의 진정한 존재 가치는 행복으로부터 온다고. 그 문장에서 참 많이 공감되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직장이라고 해도, 내가 그 속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할 텐데- 저는 그러지 못했거든요. 퇴사를 하면서 해보고 싶었던 많은 일들을 해볼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고 행복해요. 그러나 모순적이지만, 그와 동시에 두려움과 걱정도 있습니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혹은 "내 선택에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이번 결정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퇴사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고, 퇴사를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여러 번 저를 돌이켜보며 제 자신을 조금 더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앞으로 제가 이뤄나갈 수많은 도전들을 통해 더욱더 굳건하고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10년, 20년 후에 돌이켜봐도 "그때 참 열심히 살았다"라는 회고를 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더욱 열심히 살아보려고요!
내년 3월, 행복을 찾는 여행을 떠나려고 합니다.
물론 지금의 저도 충분히 행복하지만, 조금 더 큰 행복을 찾고 싶습니다. 우선 내년 3월에 미국 종단을 시작으로, 몇 년간 자전거 세계일주를 다녀오려고 합니다. 그와 동시에 더 이상 한국에서 살지 않을 생각이에요. 그래서 내년 3월 출국임에도 불구하고 조금 이른 10월에 퇴사를 하게 되었어요. 여태까지 너무 정신없이 살아왔기에, 한국 삶을 마무리하는 것만큼은 여유를 갖고 정리하고 싶더라고요. 5개월 남짓 남은 기간 동안 보고 싶었던 분들 한 분 한 분 다 뵙고, 하고 싶었던 것들 모두 다 해보려고 합니다.
행복을 찾는 여행은 미국 종단을 기점으로 시작됩니다. 미국의 3대 트레킹 코스 중 하나인 PCT(Pacific Crest Trail)이라는 길을 걷고자 하는데요, 이 길은 멕시코 국경부터 캐나다 국경까지 이어진 4,250km의 트레킹 코스입니다. 고등학교 졸업 전부터 정말 열심히 달려온 제 스스로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에요. 6개월간 PCT를 걸으며 지금까지의 제 삶을 한 번 돌이켜보고, 앞으로 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PCT 종주를 끝낸 이후에는 바로 자전거 세계일주를 떠날 계획이에요. 세계일주는 짧으면 3년, 길면 5년 정도의 기간 동안 할 예정이며, 세계여행과 동시에 워킹홀리데이도 할 계획입니다. 워킹홀리데이 제한 나이가 만 30세라서, 세계일주를 하는 기간 동안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계일주를 하면서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할까 하는데, 그에 대한 행복한 고민은 또 차차 하면서 기록해 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 그리고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기만 하면 좋겠네요.
우리 모두 지금보다 더 행복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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