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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의 기상예보

by 지호지방이


나는 묘비 같은 바닷가에 발을 담그고 있다

파도에 발목을 붙잡힌 새처럼

갯벌에 두 발을 박아놓고는

지평선 너머를 멍하니


파도가 자꾸 지각을 하더니

어느새 일을 하지 않는다

핏기없는 창백한 바다와

외로운 아가리를 벌린 조개껍질


저 멀리서

끈적한 해일이 다가오고 있다

새는 갯벌에 발목을 묻어둔 채

눈을 감고

조개껍질은 진흙을 삼킨다

유일한 해결책은 잠에 들 것.

그게 아니면

아가리를 닫을 것.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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