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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호지방이 Apr 28. 2024

올여름의 기상예보


 나는 묘비 같은 바닷가에 발을 담그고 있다

 파도에 발목을 붙잡힌 새처럼

 갯벌에 두 발을 박아놓고는

 지평선 너머를 멍하니      


 파도가 자꾸 지각을 하더니

 어느새 일을 하지 않는다

 핏기없는 창백한 바다와

 외로운 아가리를 벌린 조개껍질     


 저 멀리서

 끈적한 해일이 다가오고 있다

 새는 갯벌에 발목을 묻어둔 채 

 눈을 감고

 조개껍질은 진흙을 삼킨다

 유일한 해결책은 잠에 들 것.

 그게 아니면

 아가리를 닫을 것.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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