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소

by 에이치영


목적지가 정해져있고

버스기사님이 태워주는 버스에 몸을 싣고 있으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편안함


휴게소에 들러

시원한 바깥 바람을 쐬며


목적지가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대체로 설레는 마음으로 간식과 커피를 마시고

다시 차에 오르기 전

숨을 내쉬며

간만에

살아있음을 느끼며 생각한다


최근의 무력감은 예전에도 있었다.


다시는 행복해지지 못할 것 같고

다시는 기대할 것이 없을 것만 같아

이것저것 뭐든 시도하던 때

봉사활동을 시작하고 마구마구 책을 읽고

회사에서 돌아오면 실신하듯 지쳐서 드러눕던 때


마법같은 일들이 일어나기 직전이었다.


또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


바다 깊은 곳으로 자꾸 가라앉는

나를

건져서 말려줄 마법같은 일들이

생길까


나는 지금 휴게소다


도착 전에 잠깐 들러

숨을 쉬는 휴게소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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