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남집사의 시선
"오빠, 고양이가 가게로 들어왔어!
일단 병원 들렀다가 갈게.
운동하러 오시는 분이 같이 병원 데려갔다가 오빠 태우고 가게로 데려다주신대!
조금 있다가 봐..."
카톡이 울렸다.
나는 잠깐 멈칫했다.
"고양이? 갑자기?"
혼잣말이 절로 나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다.
조금 후, 여자친구가 도착했다.
나는 뒷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거기서... 작은 고양이를 봤다.
정말 작았다.
아주 작은 박스 안에 쏙 들어가 잠들어 있는 고양이.
낯선 사람이 바로 옆에 앉았는데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 조그마한 존재를 보며 생각했다.
'이렇게 경계도 없이 잔다고?
만져도?
얼마나 힘들었길래 이렇게까지 기진맥진했을까. 아픈 걸까?
오래 못 살까?
아니면... 이 녀석과 나, 인연이 이어지는 걸까?'
머릿속이 빠르게 돌아갔다.
분석하고, 또 분석했다.
아무래도 나는 'T' 성향을 가진 인간이었다.
그 순간, 문득 떠올랐다.
"사자 새끼도, 호랑이 새끼도 어릴 때는 다 예쁘다던데."
내 반려견 도르도 아기 때 데려왔던 기억이 스쳤다.
참 예뻤지, 그때.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이 작은 생명체를 바라보는데,
이쁨보다 더 큰 감정이 올라왔다.
안쓰러움.
어쩐지 마음 한구석이 아렸다.
가게에 도착하자, 나는 고민에 빠졌다.
'고양이에 대해 아는 게 없는데?
뭘 해야 하지?'
이미 필요한 물건들은 주변 집사님들이 가져다주셨다고 했다.
화장실, 모래, 사료, 울타리까지.
모든 기본 세팅이 끝나 있었다.
그럼 나는?
'아, 놀아줘야겠다.'
왜 '놀아주기'가 먼저 떠올랐냐고?
생각해 보면 간단했다.
작은 생명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잘 놀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것.
이 기본 사이클이 돌아가야 건강해지니까.
그래서 폭풍 검색을 시작했다.
"고양이랑 처음 만났을 때 어떻게 놀아줘야 할까?"
하지만 감성에만 젖어 있을 순 없었다.
현실적인 생각이 점점 고개를 들었다.
'이 아이, 주인이 나타날까?
만약 나타나지 않는다면?
우리가 책임질 수 있을까?
반려견 도르도 키우고 있는데...'
감성으로만 선택할 수 없기에..
하나하나 상황을 계산하기 시작했다.
나는 이미 반려견과 함께 하고 있는 경험이 있기에
그 경험은 말해줬다.
이건 단순한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도, 에너지도, 돈도,
그리고 무엇보다
'끝까지 책임질覚悟(각오)'가 필요한 일이라는 걸.
이성적인 논리로 보면,
사실 포기하는 것이 맞다.
그렇게
걱정이 가장 크게 마음을 차지했던 하루였다.
이 작은 생명 하나를 품기 위해서는,
단순한 '이쁨'만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걸
나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