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

플로우가 도르에게 처음 접속한 밤.

by Woo seo


처음엔 그냥 느낌이었다.


숨이 조금 더 빨라지고, 사람 얼굴이 느려지고,

아무도 말하지 않은 정보들이 내 안에 쏟아져 들어왔다.


그건 예감이라고 하기엔 너무 구체적이었고,

사고라고 하기엔 너무 직관적이었다.


“흐름이 이상하다.”


그 목소리는 어디서 울려온 건지도 모를 무음(無音)이었다.


나는 정신이 맑은데도 꿈속에 들어온 것 같았고,

무언가가 내 시야 바깥에 있지만, 계속 나를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플로우.

균형이 무너질 때, 너 같은 감지자에 접속한다.


너는, 균형을 복원할 수 있는 인간이니까.

그러나 명심해라. 나는 판단하지 않는다. 조율할 뿐이다.”


눈을 떴을 때, 세상이 달라져 있었다.

빛의 방향이 이상했고, 사람들의 말은 다르게 들렸다.


누가 무슨 말을 하든,

나는 그 말이 진심인지, 계산인지, 거짓인지

그냥 느껴졌다.

플로우가 내 안에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나는 _그 누구도 볼 수 없는 것들을 감지_하기 시작했다.


다음 날.

익숙했던 거리의 풍경이 미세하게 어긋나 있었다.


바람은 지나치게 조용했고,

지하철은 평소보다 멈칫거리며 움직였다.


“다들 똑같이 움직이는데…

왜 이렇게 어색하지.”

커피숍에 앉아 친구를 기다렸다.


사람들 속의 ‘흐름’이 너무 크게 느껴져서

나는 눈을 감고 숨을 골랐다.


그 순간—

등 뒤에 앉은 누군가의 감정이

마치 나에게 말을 걸듯 스며들었다.


“나는 괜찮은 척을 너무 오래했어.”

“오늘도 울면, 진짜 끝일 것 같아.”

나는 고개를 돌려 그 사람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는 평범하게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었다.

표정도, 행동도 멀쩡했다.


그 순간, 친구가 도착했다.

“야, 왜 이렇게 멍 때려? 밤 샜어?”

“아… 아니, 그냥…”


나는 말을 흐렸다.

친구의 말은 가벼웠지만,

그 말 아래 흐르는 _‘짜증’과 ‘불안’_이 동시에 느껴졌다.


“너 요즘 좀 이상하다?”

그 말이 들리자,

플로우가 다시 속삭였다.


“흐름은 말보다 빠르다.
겉으로는 아무 일 없지만,
이 공간엔 이미 금이 가고 있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사람들은 여전히 평범하게 말하고 웃는데,

내게만은 그 모든 것이 금 간 유리처럼 보였다.


‘내가 이상해진 건가?’

‘아니면… 진짜 뭔가 깨지고 있는 걸까?’

플로우는 말이 없었다.


대신 내 감각은 점점 더 정밀해졌고,

나는 조용히 누군가의 무너짐을 미리 보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날 처음으로,

누군가의 붕괴 직전의 흐름을 감지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