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무기 수요와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방산 시장
(OhmyNews 기사게재)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906952
미국에서 중·러를 겨냥한 미국 주도의 무기 생산 카르텔을 형성해 방위산업(방산) 시장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을 줄이고 독과점적 지위를 획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미-중·러 전략경쟁의 심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에 전 세계적으로 군비 확충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세계 각국의 무기 수요가 급증했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연간 약1,500억달러 수준이던 미국의 무기 수출액이 지난해 직전 회계연도에 비해 49% 증가한 2,056억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방산의 대호황에는 세계 2위의 무기 수출국 러시아의 시장 점유율 하락이 한몫했다.
현재 전 세계 분쟁 당사자의 3분의 2가 미국산 무기를 사용(각주: William D. Hartung, “Promoting Stability or Fueling Conflict?,” QUINCY PAPER NO. 9, October 20, 2022)하고 있고, 특히 유럽과 아시아에서 미국산 무기 수요가 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무기 생산 지연 사태가 보여주듯 미국의 방산업체가 생산하는 무기만으로 급증하는 수요를 빠르게 충족시키기 어렵다.
미국 의회의 제임스 리시(James Risch) 상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와 마이클 맥카울(Michael McCaul) 하원 외교위원장 지난 2월 24일 공동 성명에서 “미국의 방산은 미국과 동맹이 필요로 하는 무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our defense industry is struggling to meet the demand for weapons our country and allies need)”고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국 국립 해군군사참모교육기관인 해군전쟁대학(Naval War College) 조나단 케이벌리(Jonathan Caverley) 전략학 교수는 3월 2일(현지시간) '무기 카르텔을 이끌어야 하는 미국(The U.S. Should Head an Arms Cartel)' 이라는 제목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미국은 수익 극대화가 아니라, 안보 의제의 진전과 시장 진입 저지를 위해 무기 카르텔을 이끌어야 하고, △카르텔의 목표는 무기 수출에서의 중·러의 영향력을 줄여 러시아를 위축시키고 중국을 퇴출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케이벌리 교수는 한국의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의 우즈베키스탄 수출이 미국의 반대로 무산되었던 사례를 언급하며, 미국이 동맹의 희생을 요구하며 모든 무기 계약을 따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우호국들에 필요한 무기 체계를 신속하게 확보하기 위해 우호국들에서 수요가 높은, 다소 덜 복잡하지만, 여전히 필수적인 무기에 대해서는 동맹국들이 생산 경쟁을 할 수 있게 장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케이벌리 교수는 현재 시장에 공급되는 무기의 4분의 3이 미국이나 미국의 원천기술을 이용해 무기를 생산하는 국가들에 의해 공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는 한국이 최근 폴란드와 체결한 FA-50 전투기 48대의 수출 계약을 언급하며, 미국 기술을 이용한 FA-50 전투기는 미국의 수출 허가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즉, 그의 주장의 요지는 미국 기술이 장착된 무기 수출은 여전히 미국에 귀속되는 구조인 만큼, 동맹국들의 무기 생산을 장려하고, 방산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동맹국들과 무기 카르텔을 형성해 시장 점유율을 늘이고 중·러를 견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방위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진 글로벌 안보 환경의 변화는 한국 방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간 30억달러 수준이던 한국의 방산 수출 수주금액도 2021년 70억달러, 2022년 170억달러로 급성장했고, 2012-2016년 13위였던 세계 무기 수출 점유율(1.0%)이 2017년-2021년 8위(2.8%)로 올라섰다. 고품질에 운용비가 낮은 한국산 무기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안보 상황상 빠른 생산과 적기 공급이 가능하고, 높은 수준의 가동률과 신뢰성을 갖추고 있다. 또한 미국산 무기 및 NATO 장비들과 호환성이 높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