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위로의 말, 지금은 멀리 가야 할 때

by 우선열














한때 인터넷을 달구던 네 컷 만화입니다. 처음 이 만화를 보았을 때는 무척 당황스러웠다고 기억됩니다. 뭔가 치부를 들킨 듯한 민망함이었지요. 잠시 시간이 흐르고 젊은이들의 솔직함과 실용적인 모습에 안도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 시대 젊은이들은 절대 할 수 없는 말들이긴 합니다. 그때는 '하면 된다'였습니다. "안되면 될 때까지"라는 구호도 있었습니다. '힘내'라는 말과 '안아 주고 울어 주는 것'도 사치이던 시절이지요. 힘들다는 투정에는

"너만 그런 거 아니야, 나도 그래"라고 화답하던 시절입니다. 힘든 과정을 이겨나가는 게 삶인 줄 알았습니다

"고기랑 돈을 줘요" 하지 못하고 허리띠를 졸라 매야 했습니다. '고진감래', '와신상담', 이라며 버텨야 했습니다.

"힘들 땐 위로보다 고기랑 돈을 줘요" 하는 솔직하고 당당한 젊은이들에게서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해 봅니다.

'하면 된다' 같은 비장함이 아니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후 가난을 딛고 문화강국, 경제대국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면 된다'의 시기에서 '고기랑 돈을 줘요' 하는 시대로의 전환입니다. 위로의 말도 시대에 맞게 진화합니다


지금은 백세 시대, 출산율은 낮고 노인인구 비율은 늘어만 갑니다. 젊은이들의 이고 진 짐이 무겁기만 합니다.

젊을 때처럼 '하면 된다' '안 되면 될 때까지' 외치며 젊은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지만 이미 이빨 빠진 호랑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군요.

그래도 '고기랑 돈을 줘요'하기는 민망합니다. 마치 떠맡긴 빚을 갚으라는 억지로 들립니다.'잘 살아보세'를 외친 건 우리들이거든요. 나를 위한 건 물론 아니었습니다. 나보다는 우리가 중요하던 시대였으니까요. 오빠를 위해 여동생들이 공장에 나가고 여동생들을 위해 오빠들이 베트남의 전쟁터로 가기도 했습니다. 힘들었지만 아름다웠다고 기억됩니다. 누군가를 위한다는 건 마음 따뜻한 일이거든요. 고기와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아름다운 일이지요. 고기와 돈을 줄 수 있는 형편은 못되지만 안아주고 울어주렵니다. '힘내'라고 강요하는 대신' 같이 해보자'라며 곁에 있어 줄 수는 있습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합니다. 변화가 빠른 100 세 시대의 먼 길을 가야 하는 지금

빨리빨리보다는 멀리 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너와 내가 아니라 우리, 먼 길을 가야 하는 지금은 함께 가야 할 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