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 이 말은 좋은 이웃을 만났을 때이다. 안타깝게도 중국과 우리는 그 격언을 비껴간 이웃이다. 잔인한 일본의 총칼에 무참히 짓밟히고 수모를 당했던 아픈 역사는 중국과 우리 모두의 공통된 과거이다.
난징 대학살 기념관에 들어서자, 너무나 참혹한 역사적 사실 앞에 마음을 몇 번이고 다잡아야 했다. 일본의 총칼 아래 비참하게 죽어 간 사람들이 모두 평범한 소시민이었음이 더 마음 아팠다. 총탄이 아까워 사람들을 한 줄로 세워놓고 칼로 베었다 하니, 그 잔혹함에 몸서리쳐진다.
300,000이라는 숫자가 새겨진 벽이 눈길을 사로잡더니, 지하에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해골과 뼈가 그대로 노출된 유해 발굴 현장. 그 참혹함으로 인해 사진촬영 금지 구역도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이 비극이 일본에서 벌어진 일이라 하더라도, 결코 남의 일 같지만은 않다. 이는 우리도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였기에, 자연스레 상하이 임시정부와 루쉰공원의 윤봉길 의사가 떠올랐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다시 한번 깊이 새겨 본다. 과거에 얽매일 필요는 없지만, 결코 잊어서도 안 된다. 한 번 넘어질 수는 있지만,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는 것은 자신의 실수이다.
우리 애국지사들이 목숨 바쳐 지켜온 이 자유와 나라를 잘 보존하고 발전시켜 후손에게 아름답게 물려주어야 한다.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조각상과 비둘기 앞으로 나와서야 비로소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원수를 원수로 갚는 것은 하책이다. 우리는 역사를 잊지 않되, 다시는 그런 비극을 겪지 않아야 한다. 그렇다고 과거의 아픔에 갇혀 미래를 망쳐서도 안 된다. 아픈 과거를 경험 삼아 떨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 현재 우리의 임무이다
여행의 목적은 목적지에 닿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무엇을 보았느냐에 있다고들 한다 . 이번 중국 여행에서는 화려한 절경 대신,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았다. 잠시 나라를 떠나 이국에서 마주한 우리의 역사이기에 그 감회가 남다르겠다.. 어떤 빼어난 절경이나 신기한 모습도 대신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다. 이번 여행, 이만하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