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길 위에서 -
나는 지금 ‘행복한 글쓰기’의 두 번째 동인지 발간에 참여하고 있다.
아직 미숙한 글을 세상에 내놓는다는 것이 부끄럽고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동시에 조금은 자랑스럽기도 하다.
부족한 대로, 이것 또한 나의 흔적이기 때문이다.
마치 유치원 학예발표회를 앞둔 아이의 기분이다.
학예발표는 혼자 하지 않는다.
처음 인생 공부를 시작한 아이들이 서로 어울려 배우고 깨친 것을 함께 나누는 자리다.
우리의 동인지 또한 그러하다.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선배가 끌어주고, 동료가 격려하며, 후배를 위해 자리를 마련한다.
서로 배우고 나눈 시간의 흔적이 한 권의 책으로 남는 일,
그것만으로도 큰 기쁨이다.
물론 부득이하게 이번 발표에 참여하지 못하는 문우도 있다.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함께 동고동락하던 시간의 흔적이 빠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마음은 두 번째 경험을 통해 더욱 깊이 느껴진다.
작년 첫 동인지를 낼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저 ‘내가 공부하는 모임에서 하는 일’이라 하니 따라 했을 뿐이다.
말 잘 듣는 학생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듯, 나도 그렇게 참여했다.
그 단순한 참여 속에서 나는 내가 강남 에세이 문학회 회원이라는 정체성을 확인했다.
아니, 어쩌면 검증받았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번 동인지는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오늘이 있기까지 모임을 이끌어 온 선배들의 발자취가 있었고,
그 길 위에서 감히 나도 한 발 내딛을 용기를 얻었다.
아직은 작고 여린 발자국이지만, 처음부터 큰 발자국을 내딛을 수는 없는 법이다.
조금씩 성장해 언젠가는 크고 단단한 발자취를 남길 수 있기를 희망한다.
아무것도 모르던 새내기가 오늘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발전이다.
첫 번째 용기를 내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첫 동인지 참여를 앞둔 문우들은 아마 망설임이 많을 것이다.
나처럼 무조건 따라 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차마 용기를 내지 못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또 어떤 이는 “아직 글이 부족한데 굳이 지금?”이라며 참여를 미루기도 한다.
나 역시 그랬다.
그땐 그것이 겸손이라 여겼지만, 지금 생각하니 오히려 오만이었다.
글쓰기 연습생이라면 기회 있을 때마다 연습해야 한다.
혼자가 아니라 선후배가 함께 어울려 하는 연습,
그보다 귀한 배움이 또 있을까.
두 번째 동인지는 그래서 더욱 다르다.
이제는 후배가 있다는 사실이 나를 긴장시키고,
아직 제대로 서지도 못했는데 뛰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신인상은 평생 한 번뿐이다.
첫 동인지 참여를 미루는 일은 그 귀한 기회를 스스로 거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선배들이 후배를 위해 기꺼이 글을 내어 주고,
그 덕분에 우리 동인지는 벌써 6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두 번째 글을 내는 나는 오히려 첫 번째보다 더 부끄럽다.
지난 1년 동안 충분히 공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세 번째는 꼭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 새로 솟는다.
그 의욕 하나로 스스로를 다독인다.
우리 동인지가 존재하는 한,
나는 부끄럽더라도 즐겁게 글을 낼 것이다.
그것이 오늘이 있기까지 애써준 선배님들께 드리는 작은 보답이며,
함께 공부한 문우들과의 의리이고,
후배들에게 길을 안내하는 역할이기를 바란다
아직 참여를 망설이는 문우들에게 전하고 싶다.
동인지는 단지 글 한 편을 싣는 일이 아니다.
인생의 족적을 남기는 일이다.
첫 발자국이 크고 강할 리는 없다.
중요한 것은 함께 성장할 기회를 붙잡는 것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1차 마감이 지났더라도, 2차·3차 교정의 기회는 여전히 열려 있다.
늦었다고 생각되는 때가 바로 적기이다
기회는 뒤통수가 없다고 했다.
앞에서 잡지 않으면 놓친다.
내 글이 활자화되어 세상에 나오는 일,
그건 생각보다 훨씬 더 귀하고 감동적인 경험이다.
‘나 혼자’가 아니라 ‘우리 함께’ 만드는 책,
그것이 바로 동인지의 참된 의미다.
지도해주신 선생님께 올리는 감사의 인사이고
이런 기회를 만들어 준 선배들에게 전하는 감사 인사이다
동고동락한 우리들의 발자취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