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타에서 마두로까지, 흥미로운 라틴아메리카현대사>.

개정증보를 기대하며.

by 우율의 독서

<사파타에서 마두로까지, 흥미로운 라틴아메리카 현대사>를 읽었다. 2026년 1월 20일에 주문해 1월 22일에 받았고, 1월 23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읽었다. 새해 벽두부터 남의 나라 대통령을 잡아 끌고 가는 황당한 사건을 접하고 관련 뉴스를 챙겨보던 차에 이 책의 출간 소식을 알게 됐고, 2주 간의 예약판매기간을 손꼽아 기다리던 끝에 마침내 두 눈으로 실물을 보게 됐다. 출간 타이밍도 아주 좋았고 흥미로운 내용도 많았지만 역사책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점도 있었고 아쉬운 점도 많았기에 짧게나마 몇 자 적어 반면교사로 삼으려한다.


먼저, 오탈자. 베네수엘라 상황을 설명하는 1장 29쪽 가운데 부분에 '전시 교전 교칙'을 영어로 'rule of engagement' 라고 표현했으나, 'rules of engagement' 라고 쓰는 게 통상적인 방식이라고 알고 있다. 쿠바를 다룬 4장 81쪽 중간에는 '전형적인 경찰국가'를 '정형적인 경찰국가'로 인쇄했고, 아르헨티나의 네스토르 카를로스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의 영문 이름에 철자를 하나 빠뜨렸다. 251쪽에는 마두로 대통령의 국적을 '베네수엘라'가 아닌 '콜롬비아'로 오기했고, 307쪽에는 '국립박물관 화재'를 '국립박물관 화제'로 표기했다.


다음, 문장. 파라과이를 다룬 305쪽이 대표적이다. "중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여기에 우루과이까지 합세해서 파라과이와 맞붙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지만, 놀랍게도 당시 파라과이의 군사력은 이 세 나라의 군사력을 합친 것과 맞먹을 정도로 막강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3:1 맞짱은 무리였던 것 같다." 앞 문장은 괜찮지만, '3:1 맞짱'은 역사책에 어울리지 않는 표현같다. 도미니카공화국을 다룬 322쪽에는 "한마디로 콩가루 집안도 이런 콩가루 집안이 없다"는 문장이 있는데 이런 표현들로 인해 책의 위상이 훅 떨어지는 느낌이다.


마지막, 태도. 4쪽과 365쪽이 전형적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라틴아메리카에 대해 무지하다.", "서양인들이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의 복잡하게 얽힌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도 중남미 국가들의 복잡한 정치문화에 대해 무지하다." 이 책의 저자가 어떤 의도로 이렇게 쓴 것인지 이해는 되지만, 타겟독자를 설정하지 않은 채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객관적인 검증없이 자랑하고 있다는 느낌을 책 전반에 걸쳐 받았다. 나는 독자보다 아는 게 많다는 태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한 명의 시민으로서 위험한 태도 아닌가?


이 책은 라틴아메리카에 속한 20여개 나라 중에 19개 나라를 다루고 있다. 19세기 이후의 역사를 주로 설명하여 오늘의 라틴아메리카를 이해하는데 도움도 많이 받았다. 트럼프의 마두로 축출작전을 인쇄물의 형태로 바로 소개했다는 타이밍도 참 좋았다. 출판사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흥미로운 릴스도 자주 보고있다. 하지만 역사책의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기에는 여러모로 아쉽다. 책 끝에 붙어있는 참고문헌목록도 국가별로 분류하여 소개하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김재명 박사의 <오늘의 세계분쟁>처럼 개정증보를 거듭하면 또 사서 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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