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만의 요리를 하자.
최강록 요리사의 책 <요리를 한다는 것>을 읽었다. 2025년 6월 말에 구입해 1부와 2부를 읽고 잠시 덮어두었다가 2026년 1월 초에 3부와 4부를 마저 읽었다. 그 사이에 넷플릭스로 공개된 <주관식당> 전편全篇과 <흑백요리사2> 결승전 전편前篇까지 봤고, <주관식당>에서 인상 싶었던 에피소드를 띄엄띄엄 다시 챙겨보며 이 책의 감상을 마무리하고자한다. 그의 말을 잘 살릴 수 있는 리뷰를 쓰고 싶은 마음에 차일피일 미뤄왔으나, 이러다가는 영영 안 쓰고 핑계만 늘어놓을 거 같아 되든 안 되든 뭐라도 써놓고 다른 책으로 넘어갈 생각이다.
"자기가 벌여둔 일은 자기가 정리하는 게 나에게 중요한 원칙이다." 136쪽에 있는 이 문장을 가장 먼저 나에게 하고 싶다. 그렇다, 이런 자세로 살아야한다. 누구 원망하지 말고 누구에게 기대지 말자. 내가 선택한 회사이고 내가 선택한 삶이다. 월급이 적고 연차가 적다고 우는 소리 하지 말자. 돈보다 시간을 확보하려고 선택한 삶이니 필요한 게 있으면 스스로 준비해서 얻어내자. 축적이 안 되는 독서보다는 한 분야를 깊게 둘러보고 정리하는 공부를 시작하자. 50대를 현명하게 보내려고 시작한 40대 초반의 선택을 허투루 보내서는 안 되겠다.
"식당 일의 60퍼센트가 밑손질이라고 생각한다. 조립·완성·제공이 10퍼센트, 정리정돈과 청소가 30퍼센트." 152쪽의 이 문장을 회사 업무에 두루두루 적용하고있다. 내가 일하고 있는 분야는 도서유통, 13시 무렵이면 그날의 도서 출고는 얼추 마무리된다. 점심 먹고 퇴근까지의 4시간이 최강록 요리사가 말하는 60퍼센트의 밑손질 단계인데 이 시간이 꽤 중요하다. 입고된 책을 출고가 바로 가능하게 자리를 마련하고 출고한 책은 내일을 위해 재고를 미리 채워넣는다. 안 나가는 책은 자리를 줄이거나 비워 선제적으로 안전지대를 확보한다.
"40대가 돼서는 반복적이고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일, '튀는 일'은 안 하려고 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니 밤늦게까지 술을 먹어야지, 그러지 않았다. 그런 게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166쪽의 이 문장을 요즘 나의 금과옥조로 삼고 있다. 가능하면 밤 10시에 잔다. 늦어도 11시는 넘기지 않고 있다. 넷플릭스를 보거나 내란세력을 다룬 뉴스를 보며 폭주하면 그 다음 날 맨 정신으로 일하기 힘들더라. 읽고 써서 완결하는 습관을 들이고 저녁을 먹은 후에는 짧게라도 식구들과 집앞 공원을 산책하자. 트렌드를 읽는 전략도 이제는 배우자.
요리사 최강록. 셰프라는 멋드러진 말도 있지만 요리사 최강록은 이렇게 말한다. "먼 훗날에 내가 굳이 기억될 일도 없겠고, 기억되고 싶지도 않지만, 누군가 어떤 계기로 문득 나를 떠올린다면 그 사람, 요리하는 사람이었지, 최강록은 요리사였어, 정도가 좋겠다. 요리사 최강록." 221쪽에 박힌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을 다시 읽어보며 내게 다짐한다. 이제 팬질은 그만하자, <최강록의 요리 노트>도 챙겨 읽고 요리도 해보고 싶지만 여기서 멈추자,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독서를 더 넓게 하여 그때그때 밑손질을 해두자, 이제 나만의 요리를 연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