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하나씩.

차근차근, 차곡차곡.

by 우율의 독서

‘차근차근, 차곡차곡’. 브런치 프로필에 새겨놓은 말이다. 차근차근하다 보면 차곡차곡 쌓이게 되고,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그게 뭐가 됐든 되어가니까. 내 소중한 경험도 바탕이 됐다. 딸아이 첫 돌 선물로 대한민국 헌법을 한 달 동안 필사했고, 사마천의 <사기열전>을 6개월 동안 읽었다. 퇴근 후 도서관에서 하루에 30분씩 원고지에 헌법 문구를 옮겨 적었더니, 집에서 하루 1시간씩 사마천의 문장을 읽었더니 어느새 목표한 바가 마무리되어 있었다. 곡괭이 하나로 흙을 날라 산을 옮기고, 쇠망치 하나로 굴을 파서 탈옥하는 건 가능한 일이었다.


이런 마음으로 2025년 한 해를 보냈다. 본업을 유지하면서도 읽고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 작게나마 공부를 시작했다. 유유출판사에서 나온 ‘하루 한 공부’ 시리즈 가운데 4권의 책을 골라 하루 30분씩 읽고 밑줄치고 옮겨 썼다. 2024년 11월 6일에 시작한 <하루 한자 공부>를 2025년 11월 5일에 끝냈고, 2024년 11월 25일에 시작한 <하루 쓰기 공부>를 2025년 11월 24일에 마쳤다. 2024년 12월 24일에 시작한 <하루 교양 공부>를 2025년 12월 23일에 다 읽었고, 2025년 1월 1일에 시작한 <하루 라틴어 공부>를 12월 31일에 끝냈다.


회사에서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업무를 대했다. 하루에 서가 한 칸씩 책을 정리했고, 하루에 한 시간씩 재고를 조사했다. 덜 나가는 책은 먼 곳으로 옮겼고 잘 나가는 책은 가까운 곳으로 옮겨 동선을 줄였다. 재고목록에 빠져있던 책을 찾았고 뒤섞여있던 책을 가지런히 정리했다. 덕분에 일하기가 한결 편해졌다. 헛 걸음을 줄이게 됐고 자료 공유가 가능해졌다. 몸이 편해지니 마음에 여유가 생겼고 늘 해오던 방식을 다른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날 잡아서 해치우려는 생각을 버리고 한 방에 끝내려는 태도를 버리니 새로운 것들이 보였다.


2026년에도 이 마음을 쭉 이어가고 있다. ‘하루 한 공부’ 시리즈 가운데 <하루 카피 공부>를 1월 1일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고, 한동안 멈추었던 북리뷰를 재개했다. 좋아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과 글을 곱씹고, 핫하디 핫한 최강록 요리사의 말과 글을 살펴봤다. 언젠가는, 이라고 생각만 하던 라틴아메리카 공부도 다시 시작했다. 2025년에 했던 ‘하루 30분 공부’가 어느 정도 발효가 된 것 같아 2026년에 이어나갈 공부를 비로소 궤도에 올릴 수 있게 됐다. 매일 조금씩 하면 언젠가는 끝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2026년 공부 역시 4가지로 정했다. <하루 한자 공부>를 이을 책은 미야자키 이치사다 선생의 <논어>이며 하루에 한 문구씩 필사한다. <하루 쓰기 공부>를 이을 책은 셰익스피어 희곡 작품이며 한 달에 한 권씩 읽는다. <하루 교양 공부>를 이을 책은 <옥스퍼드 세계사>이며 오늘 서문을 읽고 나서 세부 계획을 세운다. <하루 라틴어 공부>를 이을 책은 하퍼 콜린스 출판사에서 펴낸 <Collins Livemocha Active Spanish>이며 책을 안 보고도 중얼중얼할 수 있게 반복할 생각이다. ‘차근차근, 차곡차곡’ 이것만큼 쉽고 빠른 길은 없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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