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앞쪽 승객들이 다급하게 손짓했다. 기내 제일 뒤쪽에 앉아있어 거리가 있는지라 알아들을 수 없었으나 빨리 이쪽으로 좀 와보란 말 같았다. 안전 고도에 도달할 때까지는 승무원도 안전을 위해 착석해야 하기에 잠시만 기다려달라는 제스처로 양손을 펼쳐 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띄엄띄엄 우는소리가 크게 들려와 아이가 우는 줄로만 알았다. 울산에서 김포로 향하는 비행이어서 비행시간이 1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좌석벨트 착용 사인이 꺼지자마자 곧바로 기내로 나섰다. 앞쪽으로 걸을수록 크게 우는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급히 다가가 보니 50대로 보이는 여성 승객이 아이처럼 울먹이고 있었다. 나는 비행공포증(고소공포증, 폐소공포증, 공황장애)을 앓는 승객임을 직감했다. 승객의 좌석은 3A로 창가 쪽 좌석이었다.
마침 비어있는지라 승객 옆 좌석에 앉았다. "손님, 걱정 마세요. 저희가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무슨 불편한 점 있으신가요?" 승객은 숨넘어가게 울면서도 말을 이었다. "내가, 내가 비행기 십, 십오 년 만이야. 여행도 안 다녀, 무서워서." 역시, 비행공포증 승객이었다.
이후의 이야기는 1월에 출간되는 저의 책에서 이어집니다.
책에 싣게 된 글이라 생략한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